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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도 시민단체도 네티즌도.. 판결 불복 '봇물'
의사도 시민단체도 네티즌도.. 판결 불복 '봇물'
사법연대 기사입력  2017/08/16 [06:18]
 

의사도 시민단체도 네티즌도.. 판결 불복 '봇물'

김주완입력 2017.08.14. 18:59

법원 판결에 반발하며 집단 항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재판부는 "태아 심장 박동 수가 급격히 떨어지는 증세가 다섯 차례나 발생해 특별한 주의나 관찰이 필요한 산모와 태아를 방치한 업무상 과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지만 의사들은 말도 안 되는 판결이라며 반발했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이전보다 국민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는데 '국민 법감정'에 어긋난 판결이 계속 나오면서 사법부 권위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 김주완 기자 ]

법원 판결에 반발하며 집단 항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사법부 판단을 믿지 못하겠다며 불만을 터뜨리는 목소리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잇달아 터지며 사법부 권위를 위협하고 있다. 사회구조의 고도화로 인해 각계의 이해관계가 복잡해진 탓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사법부에 대한 신뢰 하락을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도 시민단체도 시민도 ‘불신’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보호단체들은 농장주 A씨에 대한 법원의 무죄 선고 파기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A씨는 개 30마리를 전기가 흐르는 쇠꼬챙이로 도살해 학대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기소됐다가 최근 인천지법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동물보호법 8조의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 행위’의 예시로 목을 매다는 것만 있을 뿐 ‘잔인한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시민단체들은 “동물을 죽이는 행위는 그 자체가 어느 정도 잔인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판결이 시대착오적이라며 재판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판결에 대한 시민단체 반발은 자주 있는 일이다. 지적장애 여중생을 성매매시키고 나체 영상까지 찍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10대들이 지난달 집행유예로 풀려나자 통영시민단체는 기자회견까지 열어 재판부를 비판했다.

전문가 집단의 재판에 대한 불신도 만만찮다. 지난 4월에는 서울역 광장에 의사 1000여 명이 모이기도 했다. “위험한 수술을 하다 보면 사고가 생길 수 있는데 의사를 처벌하면 누가 수술을 하겠느냐”며 산부인과 의사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독일인 산모의 태아를 부주의로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재판에 넘겨진 의사에게 4월8개월의 금고형이 선고된 것을 규탄하는 집회였다. 재판부는 “태아 심장 박동 수가 급격히 떨어지는 증세가 다섯 차례나 발생해 특별한 주의나 관찰이 필요한 산모와 태아를 방치한 업무상 과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지만 의사들은 말도 안 되는 판결이라며 반발했다.

○자질 부족, 정치 재판…법원 신뢰도 ‘뚝’

정치적인 재판도 사법부 신뢰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법원에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일부 무죄와 집행유예를 선고한 판사는 온라인에 신상이 노출되고 거센 비난과 공격을 받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재판정에서는 일부 방청객이 몰통을 던지고 고함을 지르며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사법부의 권위 추락은 여론조사에서도 확연하다. 한국행정연구원이 매년 8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사회통합 실태조사’에 따르면 “법원을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2013년 41.0%에서 지난해 24.7%로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법원이 공정한 재판을 보장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37.9%에 불과했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이전보다 국민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는데 ‘국민 법감정’에 어긋난 판결이 계속 나오면서 사법부 권위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형사 재판의 경우 유죄를 내릴 정도의 충분한 증거가 없다면 무죄 판결을 해야 하기 때문에 국민들 관심이 아무리 많아도 제대로 입증하지 못하면 무죄가 나오기 쉽다”고 덧붙였다.

일부 판사들의 자질 부족도 사법부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1심과 항소심 결과가 크게 엇갈리는 경우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매년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사건 중 1심에서 유죄였던 사건 비중은 1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연구관 출신 변호사는 “최근 양심적 병역 거부 사건 판결이 판사마다 다르고 일부 판사는 정치적인 성향을 외부에 밝히면서 법관의 심판이 헌법과 법률로만 좌우되지 않는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현직 판사가 '법원 블랙리스트'까지 공개 청원

사법부 중립성 위협하는 판사들의 SNS 정치활동

대법원장 정면 비판한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 조사 거부에 "자정 수포로"…서명운동 나서
일각 "심한 하극상" 강력 비판 

커지는 법관 SNS 사용 논란 
정치 중립성 훼손 글 잇따르자 "공정한 재판 하겠나" 우려 확산
대법원은 구속력 없는 '권고' 그쳐
현직 판사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국민들의 청원을 요청하는 글을 올려 파장이 일고 있다. 차성안 전주지방법원 판사(40·사법연수원 35기)는 6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다음’내 아고라 코너에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관심을 청원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10만 명 서명을 목표로 하고, 2차 전국법관대표자회의가 열리는 오는 24일을 마감일로 설정한 글이다.

 

◆SNS로 대법원장 공개 저격한 판사 

차 판사는 “얼마 전 대법원장은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 조사를 거부했다”며 “사법부 자정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구나 하는 답답한 마음에 제가 직접 시민들에게 관심을 호소하기로 결심했고, 고민 끝에 작은 시작으로 다음 아고라에 청원한다”고 썼다.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내가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하고, 내가 직접 취할 수 있는 행동에 나서겠다”며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결국 사법부가 블랙리스트 논란을 묻어두고 간다면 내가 판사직을 내려놓을지 고민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직 판사가 공개적으로 대법원장을 정면 비판한 셈이다. 법관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한 현직 부장판사는 “아무리 자기 생각과 안 맞는다고 해도 법원 내 익명게시판과 공개 포털사이트는 엄연히 다른 것”이라며 “판사가 대법원장을 저격하면서 시민들한테 관심을 가져달라고 한 건 심한 하극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차 판사는 소위 진보성향의 법원 내 학술단체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논란은 차 판사가 처음이 아니다. 류영재 춘천지법 판사도 개인 페이스북에서 왕성한 정치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대통령 선거일다음날이었던 지난 5월10일에는 “오늘까지 지난 6~7개월은 역사에 기록될 자랑스러운 시간들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끊임없는 SNS 논란…규정도 소용 없어 

이외에도 류 판사의 SNS 활동은 왕성하다. 작년 11월에는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이 돈을 받고 나온다는 의혹 기사를 공유하며 “대박, 돈을 얼마나 써야 하는 거야? 새눌당과 야3당 예산이 얼마지…”라고 적었다. 일부 대기업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서는 “옆 나라 3대 세습은 엄청 욕하는데 왜 울나라 28세 전무는 다들 이상하다 생각 안 하는 거지?”라고도 했다. 그는 ‘친구공개’로 이 글들을 올렸지만 ‘이런 판사에게 어떻게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겠느냐’는 친구들에 의해 외부로 전해졌다.
판사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한 40대 판사는 “국민들의 ‘공정하게 재판받을 권리’는 얼마나 생각하는지 의문”이라며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 받는 동시에 판사로서의 생명은 끝난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다른 부장판사는 ‘류 판사가 지난 전국법관대표자회의에서도 여러가지 발언으로 주목받았다’고 전했다. 

과거에도 SNS를 둘러싼 논란은 많았다. 2011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국회에서 비준되자 최은배 당시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뼛속까지 친미인 대통령과 통상 관료들이 서민과 나라살림을 팔아먹은 이날을 잊지 않겠다”고 올려 물의를 빚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이정렬 당시 창원지법 부장판사도 ‘가카새끼짬뽕’이란 문구가 적힌 이미지를 트위터에 공유했다.
 
대법원은 2012년 5월 법관의 SNS 사용 시 주의사항을 담은 ‘권고의견 제7호’를 만들었다. △SNS 사용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결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 △법관윤리강령을 준수하며 품위를 유지하고 공정성과 청렴성을 의심받지 않아야 할 것 △구체적 사건에 관해 논평하거나 의견을 밝히지 말 것 등이 그 내용이다. 하지만 ‘권고’ 사항이라 구속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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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8/16 [06:18]  최종편집: ⓒ yesla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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