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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협, 차한성 前대법관 개업신고 반려 '파문'
대한변협, 차한성 前대법관 개업신고 반려 '파문'
사법연대 기사입력  2015/03/27 [14:37]

 

대한변협, 차한성 前대법관 개업신고 반려 '파문'

전직 협회장들 반응을 보면…
"도덕적 차원서 개업포기 권고 가능하나 강제할 법적 근거는 없어"
"취지 공감하나 법적 근거 없어… 퇴임 후 개업제한 대책 우선돼야"
인사청문회 앞둔 박상옥 후보자에 대한 개업포기 서약서 요구도 논란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하창우)가 공익재단법인 동천 이사장으로 내정된 차한성(61·사법연수원 7기) 전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신고를 23일 반려한 데 이어 박상옥(59·11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대법관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포기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을 요구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관예우 근절을 위한 '하창우식 법조개혁'의 신호탄이란 평가도 나오지만, 전직 협회장들조차 고개를 갸웃거릴만큼 법적 근거가 취약해 '무리수'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변협은 이날 상임이사회를 열고 변협의 개업신고 철회 요구를 거부한 차 전 대법관의 개업신고를 반려했다. '전관예우를 타파해 법조계가 국민의 신뢰를 받는 건전한 풍토를 조성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업신고 반려와 관련한 회칙과 회규를 법적 근거로 내세웠다. 하지만 변협 회칙 제40조의4는 개업 신고가 있는 경우에는 규칙으로 정한 바에 따라 '(변협이) 심사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신고 반려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변협은 회규인 '변호사 등록 규칙' 제25조가 개업 신고 반려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반려 사유가 '신고 서류에 기재사항의 흠결이 있거나 첨부서류가 미비한 때'로 한정돼 있어 차 전 대법관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현행 규정만으로는 '전관예우 타파'를 명분으로 개업신고를 막을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는 셈이다.

변협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박상옥 후보자에 대해 퇴임 후 변호사 개업 포기 서약서를 받겠다고 한 것도 논란이다. 전직 대법관의 개업신고를 막는데서 더 나아가 대법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단계에서부터 일종의 각서를 받음으로써 압박의 수위를 높이겠다는 것인데, 이것 역시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변협의 서약서 요구가 대법관 후보자에만 한정되는 것인지, 아니면 앞으로 헌법재판관 또는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 등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다른 고위 법조 공무원으로 확대되는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아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상훈 대한변협 대변인은 "박 후보자에 대한 서약서 요구가 논의된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다른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 또는 법무부장관, 검찰총장 등으로 확대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직 변협회장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진강(72·사시 5회) 전 협회장은 "대법관 인사청문회에서 여러 국회의원들이 대법관 퇴임 이후의 활동에 대해 질의해 적격성을 검증하고 있는 마당에 변협이 서약서까지 받도록 압박하는 것은 지나친 개입"이라며 "변협의 월권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변협이 (차 전 대법관의) 개업신고를 거부할 수 있는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신영무(71·사시 9회) 전 협회장도 "고액 수임료로 비판 받고 있는 일부 대법관 출신 변호사들 때문에 청렴하고 훌륭한 전직 대법관들까지 변호사 활동을 못하게 막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도덕적인 측면에서 대법관 퇴임 후 변호사 개업 포기를 권고할 수는 있겠지만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협회장은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대법관이 다시 변호사로 개업하는 경우는 드문만큼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현재로서는 개업신고 반려나 퇴임 후 개업포기 서약을 받을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대법관 퇴임 후 개업제한 '입법'을 포함한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진보 성향의 한 전직 대법관은 "법치주의를 추구하는 변호사단체가 법적 근거가 없는 일을 하고 있다"며 "법의 영역과 도덕·윤리의 영역을 혼동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기사입력: 2015/03/27 [14:37]  최종편집: ⓒ yesla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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