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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땐 여당, 이번엔 야당 .. 속 모를 충청 표심
사법연대 기사입력  2014/06/06 [09:54]

대선 땐 여당, 이번엔 야당 .. 속 모를 충청 표심

야당 광역 4:0 싹쓸이 처음

"대통령 욕하면 안 찍는 정서"주변 사람 혼내는 전략 먹혀
"세종 공무원, 관피아에 이반"
 
중앙일보 | 채병건 | 입력 2014.06.06 02:30 | 수정 2014.06.06 09:46

"나도 대전까지 해서 다 이길 줄은 몰랐다."(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충남 천안을)

 6·4 지방선거에서 충남·충북·대전·세종 등 충청 광역단체장 4곳을 새정치민주연합이 싹쓸이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여야의 당초 예상을 모두 뛰어넘은 결과다. 충청권 광역단체장을 새정치연합이 모두 석권한 건 1995년 지방자치가 부활된 후 처음 있는 일이다. 당장 2년 전 대선과도 다른 표심이다. 2012년 대선에서 충청은 박근혜 대통령을 큰 표차로 당선시켰다. 박 대통령은 4곳에서 모두 문재인 후보를 눌렀다.


 
 
그러나 이번엔 야당의 손을 들어줬다. 알쏭달쏭한 충청의 표심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드러났다. 광역단체장 선거와는 달리 충북에선 시장·군수 11곳 중 새누리당이 6곳을 차지했고 새정치연합은 3곳에 불과했다. 충남에서도 새누리당이 9곳, 새정치연합이 5곳을 차지했다. 반면에 여당 우세로 봤던 대전에선 구청장 5곳 중 새정치연합이 4곳을 얻고 새누리당은 1곳을 차지했다.

 오락가락하는 충청의 표심을 놓고 여야는 5일 다양한 해석을 쏟아냈다. 야당에선 인물 경쟁력을 들었다. 박수현(충남 공주) 의원은 "안희정 충남지사나 이시종 충북지사 모두 현직 지사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이춘희(전 건교부 차관) 세종시장 당선자 역시 연기군 농촌지도소장 출신인 새누리당 후보(유한식)에 비해 관직 경력을 더 평가받은 것 같다"고도 했다.

 대선을 앞두고 이뤄졌던 선진통일당과 새누리당의 합당이 이번 선거에선 별 효과가 없었다는 얘기도 있다. 박병석(대전 서구갑) 의원은 "이번엔 지방선거 사상 처음으로 충청에서 여야의 양자 대결로 진행됐지만 자민련을 지지했던 표심이 새누리당으로 다 간 게 아니었다"며 "형식상 자민련 지지층이 새누리당으로 통합됐을 뿐 바닥 민심까지 옮겨온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수도권 규제로 제조업·서비스업이 충청으로 남하하며 외지 인구가 늘어난 게 충청권 표심의 변화를 이끌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충남의 천안·아산·당진 등 제조업 도시에서 새정치연합 단체장들이 많이 당선됐다. 세종시장을 야당이 가져간 것도 화젯거리다.
 
  세종시가 공무원 밀집지역인데다 박 대통령이 사실상 세종시 건설을 밀어붙였던 만큼 새누리당 지지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를 두고 관피아(관료 마피아) 척결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데 대한 반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란 얘기가 나온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세종시에선 공무원들이 관피아 문제 때문에 많이 섭섭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야당의 충청권 의원들은 무엇보다 '충청 맞춤형' 선거 전략을 숨은 승인으로 든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여기는 박 대통령을 욕하면 표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다른 충청권 의원도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말하면 할아버지·할머니들이 다 맞는 얘기라고 하는데 더 나아가 박 대통령 책임이라고 하면 역정이 나온다"며 "그래서 박 대통령을 욕 먹이는 주변 사람들을 혼내줘야 한다는 것으로 갔다"고 전했다.

 변재일(충북 청원) 의원은 "중앙당에서 '세월호 심판' 현수막을 내걸라고 했지만 충청도에선 걸지 않았던 게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여야 정치권에선 향후 각종 선거에서 충청권이 캐스팅보트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높았다. "2017년 대선에서 충청의 캐스팅보트 역할이 더욱 커졌다는 의미"(박수현 의원)이라거나 "충청 석권으로 야당 내에서 충청은 곁불이 아니라 앞으로 주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박완주 의원)라는 얘기가 나온다.

채병건 기자



 
기사입력: 2014/06/06 [09:54]  최종편집: ⓒ yesla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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