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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님, 철밥통은 깨집니다
신문 1면의 변호사 개업인사...윤열중본부장
사법개혁국민연대 기사입력  2004/07/30 [13:00]
 
[Photo] 윤열중 법질서바로세우기본부장
 
 사람은 가도 말씀은 남는다

법원·검찰의 인사바람이 분 뒤 얼마쯤 숨고르기가 끝나면 어김없이 신문 1면에 돌출되는 광고가 있다. 소위 잘나가던 ‘영감님’들의 ‘변호사 개업인사’.

8, 9백만원을 호가하는, 명함보다 작은 이 광고는 맨눈으로 읽기도 어려운 활자로 출신 학교와 경향 곳곳의 법원을 들먹이고 위협적인 직책을 촘촘하게 박아 놓았다. 그런 다음 몇 자 겸양의 인사가 따르고 “업무 수행에 열과 성을 다하고자 하오니 많은 격려와 성원을 바란다”는 당부가 붙는다.


허가받은 장삿치의 오만

이 금쪽 같은 광고 앞머리에 학교와 직책 등을 숨막히게 박아놓은 저의는 간단하다. 이른바 ‘학연, 지연, 전관예우’라는 구태 악습의 세 가지 주요 요건을 앞세워 본격적인 장사에 나서려는 거다. 이만한 무장이면 진실보다 우선해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는 그 오만의 발상이 자못 오싹하다. 그들은 현직에서도 그런 잣대로 심판하고, 단죄했는지 모른다.

세상은 그나마 많이 변했다. 주리를 틀고 물 속에 처박으며 “네 죄를 스스로 알렸다”는 호통으로 백성들을 단죄했던 때가 엊그제인데 사법계에도 개혁의 바람이 불어, 감히 그 철옹성을 개혁한다는 ‘위원회’가 생기고, 자고 나면 배심·참심원 제도를 모색한다느니 불구속 수사나 재판을 확대한다느니 하는, 그야말로 뉴스가 넘친다.

검찰도 반말과 욕설이 횡행하던 수사관행을 반성한다 하고, 어느 판사는 “강도 높은 수사로 능력을 인정받는 검사야말로 ‘수사관’이나 ‘고급경찰’일 뿐 국가를 대리하는 법률가는 아니다”고 쓴소리를 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피고인 가까이에 변호사를 앉혀 심리적 안정을 주고 실질적 조력을 받을 수 있게 법정 자리배치도 다시 한단다. 이래저래 우리 사법부는 개혁의 몸부림을 친다. 닫힌 사법의 문을 열고, 인권을 옹호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변호사가 피고인 옆에 앉기만 하면 인권이 옹호되고 공정한 판결이 보장되는가? 그들이 추상같은 판관들 앞에 기죽어 있는 시민을 위해 사심 없는 조력을 하는지는 더욱 의문이다.

이른바 재판의 ‘개판’을 막고, 판결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 변호사의 첨병적 역할은 중차대하다.

전장에서 모반이 그러하듯, 설령 사법적 제도개선이 완비돼도 구태적 부패고리가 존재하는 한 정의 바로세우기는 물거품이 된다. 한마디로 밑빠진 독에 물붓는 격이다. 그러나 지금도 시민단체에 밀려드는 제보와 호소에 따르면 부정한 먹이감을 던져주는 변호사들과 그 미끼에 흔들리는 판관은 곳곳에 실재한다. ‘법과 양심’만을 따르는 데도 “짜고 치는 재판”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엉터리 수사나 재판이 존재하겠는가?

더욱이 변호사 수만 늘린다고 사법적 부패가 청산되고 사회정의가 바로 서겠는가? 미국의 지능적인 부패변호사들처럼 무한경쟁 속에서 갈고 닦은 지능을 부당히 이용한다면, 오히려 위험한 무기가 될 것을 우려한다.


짜고 치는 재판은 이제 그만

머잖아 로스쿨제가 도입될 것이다. 그러면 변호사의 철밥통도 훨씬 물렁해지고, 이른바 물밥통 신세가 된다. 흐름을 보아 하니, 그 시한이 불과 몇 년 후다. 그러니 시한부 생명을 선고받은 환자들이 죽음 앞에서 겸손하듯 변호사여, 아니 왕년의 영감님들이여 오로지 성실.겸허하시라.

비싼 광고 속에 얄팍한 음모를 숨기기 보다, 개업날 거리에 나가서 머리를 조아리고 성심을 다짐하는 구호를 외치며 호객하시라. 변호사도 서비스를 파는 전문직 장사꾼이 아닌가?

윤열중 법질서바로세우기운동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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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7/30 [13:00]  최종편집: ⓒ yesla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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