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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사업, 토건형 신자유주의가 낳은 괴물
사법연대 기사입력  2010/05/12 [18:05]

서울~춘천 민자고속도로 통행료 2배 뻥튀기 
▲     © 사법연대

최근 서울~춘천 민자고속도로의 높은 통행료 논란을 비롯해 현재 진행 중인 민영화 프로젝트에 대한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월 15일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가 개통됐지만 턱없이 비싼 통행료가 책정돼 민자사업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민자사업은 전통적으로 정부 몫이었던 도로, 철도 등 사회기반시설을 민간이 건설, 운영해 부족한 자본을 끌어들이고 운영 면에서 민간이 갖는 효율성을 증진시키고자 1994년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그간 민자사업을 통해 건설된 사회기반시설을 보면 비싼 통행료가 책정하거나 통행량이 적은 곳에 매년 수천억 원의 정부지원금이 보조되면서 천문학적인 국세가 낭비되고 있다.
또한 민간건설사업자들의 공사비 부풀리기, 각종 편법을 동원한 정부와 건설사의 검은 커넥션 등 민자사업은 이미 모피아 세력의 놀이터로 전락했다. 현재 지자체들은 묻지마식 민자 유치 계획을 앞다투어 세우고 있다.
과연 민자사업은 정부 세금이 들어가지 않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가. 아니면 교묘한 덫에 불과한가. 서울~춘천 민자고속도로의 통행료를 둘러싼 논란을 통해 민자사업의 문제점을 집중 취재해봤다.      (정경뉴스 9월호)
 
 
지난달 15일 서울과 춘천을 38분 만에 갈 수 있는 서울~춘천 민자고속도로가 개통됐다.
 
정부당국은 서울~춘천 민자고속도로의 개통으로 경춘국도 46호선, 영동고속도로 등 수도권과 강원지역의 극심한 교통난이 해소돼 연간 2,490억 원의 운행비용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춘천시가 개통 전과 개통 후 주요관광지 입장객 수를 조사한 결과, 주요관광지 6곳의 입장객수가 143% 증가한 것으로 조사돼 지역경제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개통 전부터 꾸준히 제기된 통행이용료에 대한 재조정 요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민자사업의 전면적인 문제제기로 확산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한국도로공사가 지난 7월 16일~ 8월 6일까지 22일간 서울~춘천 고속도로 9개 영업소의 출구교통량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하루 평균 이용 차량은 6만1,780대로 예상통행량인 4만4,900대보다 37.59% 많았다.
결국 민자사업자가 손익분기점을 하루 4만4,900대로 예상하고, 통행료 수입이 이에 못 미치면 국가에서 보전을 받기로 한 만큼, 통행량이 늘어나면 요금을 당연히 낮춰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도공 춘천지사는 “휴가철을 맞아 일시적으로 차량통행이 급증했지만 8월 이후에는 다시 예상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반박해 향후 통행량 증가와 요금 인하를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 서울~춘천 민자고속도로는 개통 전부터 통행요금 문제를 놓고 지자체와 사업자의 줄다리기, 국토해양부의 미묘한 입장 등이 뒤섞여 혼전 양상을 보였다.
당초 사업자들은 정부와 협약했던 5,200원보다 1,212원 비싼 6,412원으로 해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춘천시와 국토해양부는 턱없이 높게 책정된 통행료에 대한 주민반발 등 지역정서를 고려해 어떻게든 인하해야 된다는 방침을 정하며 팽팽히 맞섰다.
결국 서울~춘천 간 통행료는 승용차 기준, 전 구간을 이용할 경우 5,900원으로 책정됐다.
 
통행료 5,900원 타당한가
 
서울~춘천 간 통행료가 5,900원으로 책정됐다 할지라도 이 5,900원조차 높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원장 손석춘) 이주연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 재정으로 건설하는 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의 통행요금 산정 방식을 보면 4차선을 기준으로 한 폐쇄식(진입 요금소에서 통행권을 뽑아 진출 요금소에서 통행료를 내는 방식)의 경우 기본요금 862원에 주행거리 1km당 40.5원을 곱하여 책정된다.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경우 주행거리 61.4km이기에 40.5원을 곱한 뒤 862원을 더하면 3,348.7원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주연 연구원은 “하지만 현재 책정액은 5,900원으로 약 2,551원 정도 더 비싸다. 5,900원을 기준으로 놓고 거꾸로 계산하면 서울~춘천 고속도로는 1km당 82.05원을 내는 것으로 한국도로공사가 책정한 1km당 통행료 40.5원보다 2배 이상 비싸다”며 “이는 애초에 소요예산을 과대평가해서 건설단가를 올려놓고, 투입비용이 늘어났으니 그 투자 원금을 회수하기 위해 통행료를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 지난해 11월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수익형 민자사업(BTO)의 재정 부담과 개선방안에 따르면 민자고속도로의 건설단가는 국가 재정으로 추진하는 사업보다 높게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민자로 건설한 인천공항 고속도로, 천안~논산 고속도로의 1km당 평균단가는 220.1억 원인반면 재정투자로 건설된 대전~진주 고속도로, 청원~상주 고속도로의 건설단가는 157.1억 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한편 지난 8월 17일 춘천시공무원노조는 서울~춘천 민자고속도로 통행요금 부가세 감면을 위한 입법청원 서명운동을 벌여 시민 698명의 서명을 담은 청원서를 관계기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춘천시공무원노조는 청원서를 통해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에 따라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고속도로 통행료는 부가가치세를 감면받고 있는 만큼 민간투자법에 의한 사업시행자도 감면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면서 “국가에서 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시행사가 한국도로공사일 때는 부가세를 감면해주고, 민간 기업이면 세금을 매기는 것은 공평과세 원칙에 맞지 않는다. 부가세가 감면되면 통행료가 약 10% 인하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간자본사업, 그 어두운 그림자
 
사회간접자본(SOC)이란 도로, 철도, 항만 등 산업발전에 기반이 되는 공공시설을 말한다. SOC에 대한 민간자본사업은 정부가 제공해야할 사회간접자본시설들을 민간에게 일정부분 투자를 유도하여 건설토록하고, 20~50년간 운영을 통해 민간이 투자한 사업비를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사회간접자본(SOC)의 투자비 구성은 정부재정지원 25%, 사업자 자기자본이 25%, 타인자본이 50%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민자사업이라고 해서 100% 민간자본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민자사업에는 수익형 민사사업(BTO-Build Transfer Operation)방식과 임대형 민자사업(Build Transfer Lease)이 있다. 전자는 준공이 되면 소유권을 정부에 넘기고 사업시행자는 20~30년간 운영권을 갖게 된다. 그 기간 동안에 민간사업자는 통행료나 이용료 등의 형태로 투자비를 회수한다.
후자는 민간건설사가 공공시설을 건설하고 소유권을 정부에 넘기는 방식은 BTO와 같지만 그 시설을 임대해 주는 형식으로 운영비와 건설비를 임대료 형식으로 받는다.
지난 1994년 8월 3일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민간자본유치촉진법’(이하 유치촉진법)이 시행되면서 우리나라에 민자사업이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처음 유치촉진법이 시행될 당시에민자사업은 국가 재정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사회기반시설이 적기에 확충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에 효율과 경쟁력 면에서 기존의 국책사업의 단점이 보완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기업 역시 막대한 재정을 쏟아 부어야 하는 대규모 토목사업이기에 민간사업자 역시 위험 부담이 컸다. 예상보다 민간자본에 의한 사회간접자본(SOC)확충이 지지부진하자 정부는 유치촉진법을 개정해 1999년 4월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이하 민간투자법) 시행을 통해 최소운영수입보장제를 도입했다.
이는 민간사업의 실제 운영 수입이 추정 수입보다 적을 때 추정 수입의 80~90%까지 보전해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난 1998년 10월 완공된 국내 최초의 민자도로 사업인 이화령터널은 600억 원이 넘는 혈세를 정부가 떠 앉았다. 지난 2007년 6월 1일 당시 건설교통부는 이화령 터널 운영을 맡았던 새재개발에 2008년 3월 말까지 시설대금 625억을 주고 터널 운영권을 인수하라는 서울 고법의 강제조정 신청을 받아들였다.
완공 된 이화령터널의 실제 교통량은 건설당시 예상됐던 교통량 2만4,000대보다 현저히 적은 8,000여대에 불과했다. 또한 지난 2004년에 중부내륙고속국도가 개통되자 하루 교통량은 2천여 대로 급감했다. 이에 새재개발측은 국가를 상대로 시설매수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서울 고등법원이 민간사업자인 새재개발의 손을 들어주며 양측 간 지루한 공방은 그렇게 끝났다. 결국 지난 2007년 새재개발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으로 시설을 인계해 그해 8월부터 국도 3호선의 이화령터널은 무료로 운영됐다.
이밖에 지난 2000년 12월 개통된 인천공항고속도로 역시 대표적인 혈세가 낭비된 민자사업이다. 인천공항고속도로는 당초 도로공사가 사업을 맡아 1995년 12월 착공했으나 삼성물산, 한진중공업, 동아건설, 포스코건설 등 11개 민간기업의 컨소시엄인 신공항하이웨이가 1996년부터 공사를 담당, 2000년 11월 준공해 한 달 뒤 유료통행을 시작했다.
 
개통 당시 신공항하이웨이는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의 하루 교통량이 11만622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지만 실제 교통량은 5만대 수준에 머물렀다. 수요예측을 잘못한 신공항하이웨이는 민간투자법에 의한 최소운영수입보장제를 요구했고 정부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 동안 신공항하이웨이에 4,017억 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천안~논산 고속도로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2002년 약 5년 만에 완공된 천안~논산 민자고속도로는 LG, 현대, 금호산업 등 11개 업체가 참여했고 총 공사비는 1조5,935억인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이중에서 민간자본은 1조1,589억 원에 이르는 등 초기부터 정부는 물론, 건설업체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춘천~논산 민자고속도로 개통 후 예상통행량이 빗나가자, 정부는 2002년 개통 후 약 1,180억 원을 보전해 준 것으로 2008년 국정감사 결과 드러났다.
이는 국가기간망으로서의 사회간접자본시설이 어떻게 개발되고 보완돼야 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예다.
 
한편 이미 올해 착공 예정이던 총사업비 8조3,989억원 규모의 9개 수익형 민자사업(도로 8개, 경전철 1개 구간) 중 금융권의 투자자금이 확보된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인천~김포, 안양~성남, 영천~상주, 영천~상주, 광주~원주(제2영동), 서수원~의왕 고속도로, 부산신항 배후도로 등 7개 민자 SOC사업은 자금 조달에 실패해 향후 민자사업의 논란은 가중될 전망이다.
 

 
민자사업, 철저한 수요예측 필요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그동안 민자사업은 경쟁이 아닌 수의계약형태의 단독 사업자 선정방식이기에 민간 사업자와 정부 간 검은 커넥션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예산낭비의 초래, 민자사업에 대한 과다한 교통수요예측의 문제점과 외국에는 없는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의 폐지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민자고속도로의 실제수입금이 예측금액에 비해 평균 40%도 미치지 못하고 적자운영에 허덕이고 있어 정부가 예측금액의 50%를 지원하고 있다”며 “정부는 무조건적인 재정지원을 최소화하고 좀 더 정확한 수요예측과 사업성검토를 통해 대상사업을 선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실련은 “건설 산업의 거대한 가격담합수단이자 불로소득의 근원인 표준품셈(정부 등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공사에 적용되는 정부고시가격)을 즉각 폐지하고, 시장단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자사업자는 실시협약에서 공사비로 투입하여야 할 비용에서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기에 이 같은 부당이득은 환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란이 지속되자 정부는 지난 8월 12일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를 열고 민자사업 활성화 및 개선 방안을 확정했다. 이 방안은 정부고시사업에 부분적으로 남아있던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MRG)를 오는 9월부터 완전 폐지됨을 골자로 한다.
 
이는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로 인해 사업자들이 손실보전을 위해 통행료나 이용료를 높게 책정하는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정부당국은 사회기반시설을 국가 재정으로 추진 시 발생했을 원가를 기준으로 수입 발생 부족분을 지원하고, 향후 발생수입이 원가 회수 수준을 초과하는 경우 정부가 지원한 금액을 회수하기로 했다. 아울러 만자사업의 공정한 분쟁해결을 위해 중립적 분쟁조정기구를 설립하고, 사업자 선정평가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홍종학 경원대 경제학 교수는 “민자사업의 경우 사전에 철저한 수요예측을 통한 면밀한 타당성 분석이 이루어져야 하고, 지금처럼 1조원이 넘는 초대형사업이 아닌 규모를 줄여서 참여할 수 있는 사업자를 늘리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사업의 타당성 및 총사업비의 객관성, 투명성 확보를 위해 민자사업을 포함한 정부공사의 원가관리를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별도의 전문적인 기구를 설립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에서는 SOC에 대한 민자사업의 전면 재고를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이주연 연구원은 “철도, 도로, 교량과 같은 사회간접자본(SOC)은 그 자체를 수익성 추구 대상으로 해서는 안 되는 사회의 공공재”라며 “이런 공공재 투자에 작은 정부를 내세우던 신자유주의 정부가 자신의 역할을 포기하고 민간에게 맡기면서 문제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자유주의 민영화의 사생아로 태어나 최근까지 호황기를 누렸던 민자사업은 더 이상 지속되어야 할 시대적 추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 정부의 민영화 프로젝트는 건설인프라에 재정을 투입하면 승수효과가 일어난다는 모피아세력들의 목소리에 불과하다. 게다가 민자사업 등 토건형 신자유주의 정책은 건설사들만의 잔치에 불과하다.
 
시민들은 시장불균형을 방기한 정부의 조정실패를 어떤 눈으로 봐야할까. 이제부터 완공된 민자사업에 대해서도 사회 각계층이 참여한 테스크포스를 구성해 사업심의단계, 사업추진결정단계, 사업비결정과정 등에 있어 감시체제를 구축하고 국회는 국정감사권과 조사권을 통해 부정과 비리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

 
기사입력: 2010/05/12 [18:05]  최종편집: ⓒ yesla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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