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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대학생들은 모두 헛바지고 정 판사만 진짜 바지인가 ?
사법정의국민연대 기사입력  2007/01/21 [01:25]

 
성균관 대학생들은 모두 헛바지고 정 판사만 진짜 바지인가 ?
사법정의국민연대

현직 부장판사에 대한 피습 사건으로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의 재임용 탈락 이유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씨가 10여 년간 학교를 상대로 싸워온 사연이 속속 공개되면서 여론의 흐름은 법원이 편파적으로 심리를 진행해 김씨가 억울하게 희생됐다는 점에 모아졌다.

이처럼 여론의 화살이 법원에 돌아오자 항소심 재판부 주심을 맡은 이정렬 판사가 재판 과정에 있었던 일을 법원 내부통신망에 상세하게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법원 "교육적 자질로 재임용 판단"... 그러나 학생들은
이 판사는 내부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법원이 권위주의적인 재판과 판결을 하였다는 평가에 대해 저는 마음만 아플 뿐이다"며 "특히 (박홍우 부장판사가) 편파적으로 심리를 진행했다고 취급되는 데 대해 재판부는 통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재판부의 판단 기준이 된 김씨 재임용 탈락 타당성의 기준을 크게 '학자적 자질'과 '교육자적 자질'의 두 가지로 나눴다. 이 가운데 학자적 자질은 인정하지만 교육자적 자질을 인정할 수 없어 학교 측 손을 들어줬다는 것이 이 판사의 주장이다.

그는 "이번 판결의 기본적 구도는 '학자적 양심이 있으나 교육자적 자질을 가지고 있지 못한 사람의 재임용 탈락'의 적법성 여부이지, 원고가 학자적 양심이 있다는 점은 쟁점도 되지 않았다"며 "교육자적 자질이 재임용 탈락 여부를 결정지은 주요한 근거가 됐다"고 말했다.

즉 교육자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김씨가 교수직을 유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판사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서는 몇 가지 의문점이 남는다.

김씨가 재임용에 탈락될 당시 성균관대 수학과 재학생들이 작성한 한 장짜리 탄원서는 이 판사의 주장에 오류가 있음을 보여준다.

졸업생들 "김씨, 교육적 차원에서 퀴즈 보고 성적 평가"
탄원서를 작성한 학생들은 "(김씨는) 학생들이 요행으로 좋은 성적을 얻는 것을 제일 경계했으며, 학생들의 비난과 불평에도 불구하고 교육적인 차원에서 매주 퀴즈를 보고 그것을 성적 평가의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김씨에 대한 재임용 탈락과 관련해 그 이유 중 상당한 부분이 '1996년 성대 수학과 졸업 예정자들로부터 받은 불신임'에 기인한다는 사실은 여러 사람을 놀라게 한다"고 했다.

김씨의 강의를 받았던 학생들이 직접 김씨의 교육자적 자질에 문제가 없었음을 인정하고 나선 셈이다.

이는 '제자들로부터 평판 등이 교육자답지 못하다는 점 때문에 교육자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김씨가 교수직을 유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결론을 내린 이 판사의 주장과는 사뭇 다른 내용이다.

이 탄원서는 김씨가 재임용에서 탈락한 직후인 지난 1996년 2월 '김명호 교수의 징계를 반대하는 학생들 일동'이란 명의로 작성됐다. 당시 30여명 가까운 졸업생(전체 70명)이 탄원서 작성에 참여했다.

물론 탄원서가 졸업생 전체 의견은 아니지만 당시 수학과 학생들의 공식 입장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법원 심리의 공정성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이 내용이 사실일 경우, 이는 '김씨의 교육자적 자질 부족이 재임용 탈락 이유'라고 밝힌 이 판사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불가피하다.

학생들이 기말시험 거부한 이유는
법원이 김씨의 교육자적 자질을 문제삼은 것 중 하나인 '학생들의 기말시험 거부'와 관련해서도 탄원서는 전혀 다른 내용을 말한다.

당시 학생들에 따르면 체육 특기생 30여명에 대해 학교 측이 점수를 줄 것을 김씨에게 요구했는데, 김씨는 출석일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는 것.

이 부분과 관련해 이 판사는 "원고(김씨)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의 관심은 오로지 자신이 보복을 당하였다는 점뿐이었다"며 "당시 학과장이나 학생에 대한 증인 신문을 할 때 원고는 반대 신문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자신은 '전문지식을 가르칠 뿐이지 가정교육까지 시킬 필요는 없다'는 진술까지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씨는 시험을 거부한 학생들이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재시험을 치루게 하는 등 여러 가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같은 내용은 성대 학생들이 작성한 탄원서와 지난 2006년 10월 31일 진행된 공판과정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먼저 탄원서를 살펴보면 당시 학생들은 "1996년 졸업 예정자들은 김명호 선생님이 전공필수과목인 '위상수학'에서 기준 이하의 성적을 얻는 학생에게 과락(F학점)을 줄 수 있다고 하자, 졸업을 못할까 하는 두려움이 집단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시험을 거부하면서 불신임 서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재판 속기록을 살펴보자.

▲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
ⓒ2006 오마이뉴스 권우성
박홍우 판사 "30명 정도가 학기말 시험에서 백지를 냈는데, 증인은 당시의 학과장으로서 문제해결을 위하여 원고를 불러서 어떻게 하겠느냐 물어 본적 있었습니까?"
정모 학과장 "5명 F를 준다고 공언하고 학생들이 싫어해서…(원고를 불러서 물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김명호 "반면에 저는 그에 대한 노력을 했습니다. 원칙을 지켜야 했지만, 29명의 4학년 학생들이 졸업하지 못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고 더욱이 (내용을 잘 모르는) 학생들이 교수들 간의 불화에 휩쓸리는 것이 우려되어 무마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먼저 아까 정 교수님이 당시의 과대표가 김00이라고 했는데. 당시의 과대표는 유00이었습니다. 그 유00 과대표를 포함한 학생들과 면담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재시험 기회를 2번 주었고, 그 증거로 전에 백지 답안지들과 함께 제출한 답안지 중 2명의 재시험 답안지가 있습니다. 그래도 시험을 안 본 학생들에게 중간고사 성적을 기초로 하여 C·D로 주었으나 학생들이 거부하여 F를 줄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 증거는 피고 측이 제출한 성적기록표에 보면, C·D로 주었다가 F로 고친 흔적이 있습니다." (이 때, 이정렬 판사가 박홍우 재판장에게 C·D로 주었다가 F로 고친 흔적이 있는 성적기록표를 보여준다.)
박홍우 판사 "원고는 5명 F를 준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까?"
김명호 "없습니다. 단지 공부를 하지 않으면, '4학년이라고 무조건 졸업하는 것은 아니다'라고만 했습니다."
박홍우 판사 "원고는 학생들을 잘못 교육시킨 것이라는 생각이 없나요?
김명호 "대학은 전문지식을 가르치는 곳이지, 가정교육을 시키는 곳이 아닙니다. 저의 죄라면 원칙을 지킨 죄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재판 속기록을 살펴보면 김씨가 분명한 기준에 근거해 엄정하게 성적을 평가했지만 일부 학생들이 이를 수용하지 않아 F학점을 받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판결 과정에서 참작되지 않았고, 다만 학교 측이 주장한 김씨의 '교육자적 자질 부족'만 재판부는 받아들였다. 일각에서 이 판사의 글을 접한 뒤 "단순히 김씨의 교육자적 자질이 부족해 재임용 탈락이 정당하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씨의 복직 투쟁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한상근 한국과학기술원 수학과 교수는 "탄원서는 물론 당시 수학과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재임용 탈락 반대 서명서까지 법원에 제출했지만 이 모두 묵살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학문적 양심의 수난'
그 누구보다 이번 사건으로 충격에 휩싸인 민교협을 비롯한 교수 사회에서는 학문적 양심에 따라 순조롭게 풀려야 할 일이 '석궁 습격'라는 비극으로 이어진 이유를 되짚어 보자는 데 이번 사건의 본질이 있다고 지적한다.

민교협에 따르면 지금도 수십 명의 교수가 재단측 부당한 재임용 탈락에 맞서 진실 투쟁을 벌이고 있다. 재단의 부당한 재임용 탈락을 막자는 취지에서 지난 2005년 사립학교법이 개정됐지만 여전히 교수는 재단의 일방적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면 쫓겨날 것을 각오해야 한다.

김씨의 경우처럼 재임용에 탈락하는 대부분의 교수들은 학교 측의 전횡에 맞서다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이번 사건을 사법부와 김씨 간의 문제로 바라볼 게 아니라 재단의 전횡에 맞선 학문적 양심의 수난으로 봐야하는 이유다.

 
기사입력: 2007/01/21 [01:25]  최종편집: ⓒ yesla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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