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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오명 20代, 바꿔야 할 21代.. 막내리는 20대국회 7장면
최악 오명 20代, 바꿔야 할 21代.. 막내리는 20대국회 7장면
사법연대 기사입력  2020/05/16 [06:46]

최악 오명 20代, 바꿔야 할 21代.. 막내리는 20대국회 7장면

김지현 기자 입력 2020.05.16. 03:01 수정 2020.05.16. 03:49               

동물국회 몸싸움-비례당 꼼수

동물국회 몸싸움-비례당 꼼수
20대 국회가 29일로 막을 내린다. 임기 첫해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처리로 시작한 20대 국회는 4년 내내 치열하게 대립했다. 박 전 대통령의 파면과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으로 집권여당 지위가 뒤바뀐 미래통합당과 더불어민주당은 공직선거법 개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제정 등을 둘러싸고 ‘동물국회’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물고 뜯던 두 거대 정당은 4·15총선을 앞두고는 똑같은 비례위성정당 ‘꼼수’로 유권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기도 했다.

법안 2만건, 처리 37% 그쳐

법안 2만건, 처리 37% 그쳐
그렇다고 아예 성과가 없는 건 아니었다. 처리율은 37%로 미미했지만 발의된 법안이 처음으로 2만 건을 넘어섰다. 14개월간의 입법 과정을 거친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올해 1월 본회의를 통과했고 지난해 3월부턴 미세먼지 저감관리 특별법 등 미세먼지 8법이 시행됐다. 20일에는 이번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다.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고용보험법 등 밀린 민생법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다. 20대 국회가 ‘유종의 미’를 거둬서 새로 출발하는 21대 국회에서 ‘협치 모드’가 정착될 수 있을지 유권자들은 지켜보고 있다.

▼ ‘강대강’ 맞선 여야, 육탄전-삭발 충돌… ‘개헌’ 과제는 21대로 ▼

막 내리는 20대 국회, 7개의 장면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쓴 20대 국회 임기가 29일로 종료된다. 임기 첫해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처리로 시작한 20대 국회는 4년 내내 여야의 치열한 감정적 대립이 이어졌다.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쉽지 않아 보이는 20대 국회를 7개의 장면으로 돌아봤다.

① 박근혜 탄핵 블랙홀

20대 국회는 집권 4년차를 맞은 박근혜 정부의 가파른 레임덕 속에 ‘여소야대’ 형국으로 출범했다. 2016년 개원 직후 터진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20대 국회 전반기는 카오스 상태로 이어졌다. 전국의 분노한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직접 거리로 나왔고,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박 전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국정 붕괴 책임을 져야 할 여당 내 친박 지도부는 당내 자중지란을 반복하며 혼란을 가중시켰다. 결국 2016년 12월 9일 국회의 탄핵안 가결과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정치권은 조기 ‘대선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국정농단 진상 규명을 위해 2016년 12월 6일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 과정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재계 빅4’ 수장이 국회로 불려나오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대기업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청문회는 1988년 국회 5공 비리 청문회 이후 28년 만이었다. 13시간 넘게 이어진 국회의원들의 면박과 호통 속에 총수들은 “청와대의 모금 요청을 현실적으로 거절하기 힘들었다”고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은 부인했다. 이 과정에서 구본무 회장은 정경유착 반복을 지적하는 하태경 당시 바른미래당 의원을 향해 “그럼 국회가 입법으로 막아달라”는 ‘사이다 발언’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날 4대 그룹은 일제히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탈퇴를 선언했다.

② 또다시 동물국회… 패스트트랙 정국

지난해 4월 말 국회 본청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제출하려는 민주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자유한국당 간 육탄전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올해 1월까지 장장 259일간 이어진 여야 간 ‘패스트트랙 대전’의 시발점이었다.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이후 국회 내에서 물리적 충돌이 벌어진 건 7년 만. 유례없는 동물국회 난장판 속에 국회의장 경호권이 1986년 이후 33년 만에 발동되기도 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말 민주당은 제1야당인 한국당을 배제한 채 ‘반쪽’ 본회의를 열어 법안을 상정했다.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서자 민주당은 임시국회 회기 기간을 사나흘씩 쪼개는 ‘살라미 전술’과 ‘맞불 필리버스터’로 대응했다. 결국 50시간 10분 동안 ‘아무 말 대잔치’ 수준으로 이어진 여야 릴레이 필리버스터 끝에 선거법 등 쟁점 법안들은 강행 처리됐다. 이 과정에서 ‘유치원 3법’과 ‘민식이법’ 등 당장 급한 민생법안들마저 처리되지 못하고 뒤로 밀렸다.

패스트트랙 대치는 여야 간 무더기 고발전으로도 번졌다. 민주당은 나경원 당시 한국당 원내대표 등 의원과 보좌진을 무더기 고발했고, 이에 질세라 한국당도 ‘맞고발’에 나섰다. 결국 황교안 전 한국당 대표와 의원 22명 등은 ‘국회회의방해죄’로 현역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기소되는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③ 삭발 릴레이

한국당 의원들은 지난해 봄과 가을 한 차례씩 ‘릴레이 삭발’ 투쟁을 벌였다. 5월에는 김태흠 성일종 이장우 윤영석 의원과 이창수 충남도당위원장 등이 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발하며 단체 삭발에 나섰다.

4개월 뒤 가을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대하는 보수 의원들의 삭발식이 이어졌다. 당시 무소속이었던 이언주 의원이 시작한 ‘눈물’의 삭발식을 시작으로 박인숙 당시 한국당 의원과 김숙향 서울 동작갑 지역위원장 등 여성 정치인들이 앞장섰다. 황교안 당시 한국당 대표까지 가세해 청와대 앞에서 직접 삭발식을 단행했다. 물론 ‘여의도 삭발 정치’는 역사가 길고 오래된 저항 방식이지만, 공당의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의 장관 임명에 반발해 삭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황 대표는 삭발에 이어 11월 다시 한번 청와대 앞을 찾아 “공수처와 선거법 저지를 위해 죽기를 각오하겠다”며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했다가 8일째에 병원으로 이송됐다.

④ 친일 논쟁으로 번진 수출 규제

2019년 여름 국내 산업계는 예고 없는 일본의 일방적인 수출 규제 조치로 신음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전례 없는 비상 상황”이라며 민관 공동 대응을 거듭 당부했지만 정작 핵심 플레이어인 여야는 때아닌 ‘친일 논쟁’을 벌이며 감정적으로 대립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일식집 사케 음주와 한국당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우리 일본’ 발언 논란 등이 대표적이다. 당시 부산을 찾았던 문 대통령이 ‘회’를 먹었느냐, ‘스시’를 먹었느냐를 두고도 언쟁을 벌이는 촌극이 벌어지는가 하면 의원들은 ‘친일 낙인’을 피하기 위해 회의 전 볼펜이 국산인지 일본산인지 체크하는 일도 빈번했다. 산업계에선 “정치인들이 말로는 국난(國難)이라면서 본질을 벗어난 프레임 전쟁만 하고 있고 정작 문제 해결 의지는 없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이어졌다. 거세지는 ‘반일 프레임’ 속에 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는 ‘도쿄 올림픽 보이콧’, ‘일본 여행 규제’ 등 초강경 대응을 주장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⑤ ‘조국 인사청문회 사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논문 제1저자 등재 및 가족의 사모펀드 불법 투자 의혹 등으로 국회도 두 달 가까이 ‘조국 블랙홀’ 속에 빠졌다. 잇따른 여야 합의 불발로 국회 인사청문회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민주당은 ‘국민청문회’라는 명분을 앞세워 조 전 장관의 해명을 위한 일방통행식 기자간담회를 국회에서 열어주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정작 진통 끝에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는 주요 증인들이 불참하고 자료도 충분히 제출되지 않아 또다시 ‘청문회 무용론’을 불러일으켰다.

국회가 제 기능을 못 하면서 민심은 반으로 쪼개졌다. 진영 간 감정 대립이 극에 달했고, 시민들이 각각 ‘조국 퇴진’과 ‘조국 수호’를 외치며 서울 광화문과 서초동에 촛불을 들고 나섰다. 한국당 등 보수 정당은 광화문에서 보수 성향 시민단체와 함께 조 전 장관의 파면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고, 이에 맞서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는 ‘검찰 개혁’과 ‘조국 수호’를 외치는 지지층이 총결집했다. 논란 후폭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 전 장관은 취임 35일 만에 결국 사퇴했다.

⑥ 이럴 거면 선거법 개정은 왜

4·15총선을 앞두고 거대 정당들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인한 손해를 최소화하려는 ‘꼼수 잔치’를 이어갔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처리된 직후 자유한국당은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사상 초유의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창당했다.

이를 두고 ‘꼼수’라고 맹공격하던 민주당도 결국 총선을 한 달 남겨두고 똑같은 형태의 범여권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출범시켰다. ‘내로남불’이라는 세간의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일단 선거에서 이기고 보자는 계산이었다. 두 정당은 위성정당의 졸속 창당을 주도한 데 이어 현역 의원과 선거 자금을 빌려주는 등 노골적인 ‘한 몸 유세’를 벌이며 선거 운동 기간 내내 논란을 일으켰다.

⑦ 두 차례 투표 불성립 된 개헌안

20대 국회 본회의에 두 차례 오른 개헌안은 두 번 다 ‘투표 불성립’으로 물거품이 됐다. 2018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투표 불성립이 됐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당 대다수가 “문 대통령이 개헌안을 철회해야 한다”며 불참하면서 출석이 114명에 그쳤던 것.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안이 표결 정족수 미달로 폐기되는 것은 제헌 국회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문 대통령은 다음 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국회는 헌법을 위반했고 국민은 찬반을 선택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게 됐다”며 야당의 표결 불참을 비판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올해 5월에는 국민개헌발안제를 담은 개헌안이 다시 한번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21대 총선 직전인 3월 여야 의원 148명의 참여로 만들어진 개헌안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의결정족수 부족에 따른 투표 불성립으로 자동 폐기됐다. 미래통합당의 불참 속에 문희상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고 국민발안제를 담은 개헌안을 상정했지만 투표 의원 수가 의결정족수(재적 3분의 2인 194명)에 못 미치는 118명에 그치면서 공은 21대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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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5/16 [06:46]  최종편집: ⓒ yesla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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