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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비정규직 파업 '역대 최대규모'.."더는 되풀이 막아야"
학교 비정규직 파업 '역대 최대규모'.."더는 되풀이 막아야"
사법연대 기사입력  2019/07/05 [14:02]

학교 비정규직 파업 '역대 최대규모'.."더는 되풀이 막아야"

입력 2019.07.05. 11:05 수정 2019.07.05. 11:27       
교육당국, 비정규직 계속 늘려놓고 임금·운용체계 고민은 부족
비정규직연대회의 '공정임금제' 요구..정부와 입장 차 커서 난항 예상

파업 이틀째 학교 비정규직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급식 종사원 등 전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 이틀째인 지난 4일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소속 조합원들이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파업 이틀째 학교 비정규직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급식 종사원 등 전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 이틀째인 지난 4일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소속 조합원들이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3일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이 5일까지 사흘간 이어지고 있다. 이번 파업에는 사흘간 정부 추산 연인원 5만명이 참여해 학교비정규직 파업상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번 파업은 미리 예고됐던 탓에 '급식대란'같은 큰 혼란은 없었지만 연례행사처럼 이어지는 파업에 학부모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교육당국이 적극적인 해결책 마련에 나서 더 이상 반복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교육부에 따르면 사흘간 파업에 연인원 5만2천여명이 참여했다. 2천800여개 학교에서는 대체 급식이나 단축 수업이 진행됐다.

파업을 주도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는 정부 집계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에 '파업'으로 표기한 인원 기준인 만큼 실제 파업 참가자는 이보다 훨씬 많은 연인원 약 10만명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어느 쪽 말이 맞든 이번 학교 비정규직 파업은 역대 최대·최장 규모다. 2017년 파업 때는 참가자가 정부 추산 이틀간 3만5천여명이 참여했다.

'급식실 오늘도 안해요'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급식 종사원 등 전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 이틀째인 지난 4일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급식실이 비어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급식실 오늘도 안해요'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급식 종사원 등 전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 이틀째인 지난 4일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급식실이 비어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교육계는 교육 당국이 학교 비정규직을 늘리면서도 조직·운용 체계와 임금 수준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던 것이 매년 파업 반복 사태를 불러온 한 원인으로 지적한다.

앞서 이명박 정부 때는 '영어 공교육 강화'를 내세우며 영어 강사를 늘렸고 박근혜 정부 때는 '학교 체육 활성화'를 강조하며 스포츠 강사를 늘렸다.

체계적인 고민 없이 비정규직을 늘리다 보니 현재 학교 비정규직 직종은 정부 공식 대분류로 15종이다. 노조 쪽에서는 세부 직종으로 나누면 비정규직 직종이 100여종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는 총 15만1천여명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42만명의 36%에 이른다. 그러나 영양사·사서·상담사 등 자격증이 있는 일부 직종을 제외하면 학교 비정규직 대부분은 월평균 164만2천원가량의 급여를 받고 있다는 것이 연대회의 주장이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한 174만5천150원보다 부족한 수준이다.

이런 점을 들어 연대회의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6.24%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와 교육청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한 모양새다.

교육청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교부할 때 총액인건비 비율을 교육부가 정해주기 때문에 학교 비정규직 임금을 갑자기 늘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교육부는 교육청이 이미 매년 총액인건비를 기준보다 30∼40% 초과해 집행하고 있으며, 편성과 집행은 교육감 권한에 맡겨져 있다고 반박한다.

한국교육개발원에서는 '교육부는 총액인건비 산정 및 교부방식을 개선해야 하고, 교육청은 조직·인력 운용에 대한 체계를 세워야 한다'고 매년 지적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학교비정규직 '투쟁!'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지난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학교비정규직(교육공무직) 총파업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학교비정규직 '투쟁!'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지난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학교비정규직(교육공무직) 총파업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대회의의 또다른 핵심 요구는 '공정임금제'다. 현재 공무원 최하위 직급의 60% 수준인 임금 수준을 8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공정임금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항으로, 정부의 국정 과제이기도 하다.

연대회의는 "정규 공무원·교원 수준의 대우를 요구하는 게 아니라, 나름의 노동의 가치를 존중해달라는 것"이라면서 "사용자로서 교섭 주체인 교육감들도 비정규직 임금 차별을 없애겠다고 공약했으므로 정부와 교육청이 책임을 분담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교육 당국은 "교육 부문 공정임금제는 '9급 공무원 80% 수준'으로 일괄적으로 시행할 문제가 아니라, 학교 비정규직 직군별로 적정한 급여 수준과 임금 체계를 연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이미 교육부는 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12월 학교 비정규직 임금·직무체계 개편 방안 연구 용역을 맡긴 바 있다. 당시 연구를 수행한 한양대 산학협력단 임상훈 교수는 9급 공무원 임금의 90% 수준이나 정규직 교사의 80% 수준으로 학교 비정규직 임금 체계를 개편하는 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시했지만 교육부는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교 비정규직 파업이 연례행사처럼 치러지다 보니 교육 당국이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편에 '불감증'이 생긴 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초등학생 학부모 조모(41)씨는 "출근하기 전에 도시락을 싸느라 새벽 5시에 일어났다"면서 "파업이 매년 반복되는데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았는지 전혀 모르겠다. 무엇이 있느냐"며 기자에게 되물었다.

의원 시절 학교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겠다며 '교육공무직법'을 대표 발의했던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대한 비판의 시각도 있다.

유 부총리는 2016년 12월 자신의 블로그에 "아무리 비정규직이라도, 서울에서 일하면 100원을 받는데 대전이나 광주에 있다고 70원만 받는다는 것은 개선되어야 할 일"이라며 "교육공무직법을 통해 근로조건 차별을 없애고 동일한 조건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교육부의 한 관료는 "내년 총선 때문에 조만간 교체될 가능성이 큰 장관이 민감한 비정규직 문제에 발을 담그고 싶겠느냐"면서 "노정 간 시각차가 커서 교섭이 앞으로도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hyo@yna.co.kr


 
기사입력: 2019/07/05 [14:02]  최종편집: ⓒ yesla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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