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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도 울고 갈 '개과천선'의 디테일
'그것이 알고 싶다'도 울고 갈 '개과천선'의 디테일
사법연대 기사입력  2019/04/27 [16:35]

 

 

▲     ©사법연대

 
'그것이 알고 싶다'도 울고 갈 '개과천선'의 디테일

 

"살릴 수 있습니다. 기회를 주십시오. 저는 대학 4학년 때 백두그룹을 물려받았습니다.

 

어린 나이에 그룹을 물려받았지만 한국 소주 시장의 마켓 쉐어를 40에서 60% 늘렸습니다.

 

판사님도 백두 소주 드시죠?  그게 바로 제 작품입니다. 하하하. 백두소주와 그룹 살려내겠습니다.

 

백두그룹은 민족기업입니다. 잠시 외세 투기자본과 악덕로펌이 결탁한 농간에 시달리는

것뿐입니다. 국내 채권단의 90%와 전체 평균 60%가 저 전진호가 단독 경영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동의서를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

 

MBC 수목드라마 <개과천선>에 짧게 등장한 이 법원의 장면은 여러 모로 진로그룹을 떠올리게 한다.

 

이렇게 진술한 백두그룹 진진호 회장(이병준)은 당시 진로그룹을 이끌었던 장진호 회장을

모델로 한 듯하다. 이야기의 소재도 그렇지만 심지어 외모까지도 비슷하게 연출되어 있다.

드라마에서 진진호 회장이 주장하는 것처럼 국제금융위기 때무에 국내의 그룹들이 휘청했던 건

사실이지만 소주 매출을 통해 진로만큼 현금보유고가 높았던 회사가 무너진 것은 외세 투기자본인

골드만삭스의 작업(?)과 법정 싸움에서 졌던 점이 결정적이었다.

결국 김석주(김명민) 변호사의 마지막 의뢰인으로 등장할 이 진진호 회장의 이야기는 진로그룹이

겪은 과정을 재현할 것으로 보인다.

 

<개과천선>에 등장하는 사건들은 이처럼 거의 실제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를 낸 기업의 편에 서서 생업이 달린 어부들의 보상을 막는 차영우펌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재벌의 부실  사채 판매를 한 유림그룹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국민에게 부실사채를 떠넘기고

돈을 챙긴 후 회사를 법정관리로 넘겨 채무를 청산한 다음, 그렇게 번 돈으로 다시 부실을 털어낸 회사를

다시 장악하는 대기업의 행태는 실로 시청자를 놀라게 만들었다.

 

대형 은행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벌인 파생금융상품 영업 문제는 키코사태를 다루었다.

드라마로도 이 파생상품이 갖고 있는 복잡한 금융의 문제는 결코 쉽게 전달되지 못했다.

그것은 이 사태 자체가 전문가들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복잡한 금융 문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가 양산되었지만 대중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사태를 드라마가

정면에서 다룬다는 건 놀라운 도전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디테일은 세세한 취재와 조사가 아니라면

도무지 건드릴 수 없는 영역인 것이다.

사실상 국내의 법조계를 흔들고 있는 차영우펌의 이야기는 여러모로 국내 굴지의 로펌들의 현시을 말해주는 것 같다.

"니네 차영우펌은 손이 안 닿는 데가 어디야 대체." 이렇게 묻는 이선회 검사에게 김석주는 이렇게 줄줄이 관련 기관들을 늘어놓는다.

"청와대, 내각, 법무부, 검찰청, 국세청, 금감원, 공정거래위원회 심지어 교정국 출신 고위간부들도 영입해 오는 거 알지?

회장님들 옥수발해야 하거든.' 중수부장 출신이나 대법원장 판사 출신들을 영입해 전관예우를 받는 차원을 넘어서 거의 모든

공공기완들에 손을 뻗고 있는 것, 이러니 사법 정의가 제대로 이뤄질 까닭이 없다.

 

<개과천선>처럼 하나의 드라마가 이처럼 우리 사회를 강타한 금융과 법조 비리의 문제들을 하나하나 끄집어낸 적이 있던가.

이것은 드라마를 보는 것이 아니라 마치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는 것만 같은 디테일들이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말하는 '개과천선'이란 단지 김석주 변호사만의 이야기를지목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거기에는 금융경제로 넘어오면서 대기업들에 의해 자행된 그 많은 잘못된 일들의 '개과천선'을 바라는 작가의 의지가 느껴진다.

그만한 의지와 뜻이 아니라면 이런 디테일이 어떻게 가능하겠나.

 

                    <정덕현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9/04/27 [16:35]  최종편집: ⓒ yesla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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