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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폐지 환영" vs "깊은 유감" 여성 자기결정권 실현될까
낙태죄 폐지 환영" vs "깊은 유감" 여성 자기결정권 실현될까
사법연대 기사입력  2019/04/13 [20:43]
낙태죄 폐지 환영" vs "깊은 유감" 여성 자기결정권 실현될까                    

낙태죄에 대한 위헌판결이 난 11일 서울 헌법재판소 앞에서 낙태죄 위헌을 촉구했던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판결 소식을 들은 뒤 환호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낙태죄에 대한 위헌판결이 난 11일 서울 헌법재판소 앞에서 낙태죄 위헌을 촉구했던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판결 소식을 들은 뒤 환호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원치 않는 임신은 축복이 아닙니다. 여성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세상에 누가 낙태죄 폐지를 찬성합니까”


지난 11일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낙태한 여성을 처벌하도록 한 형법 조항에 헌법불합치 선고를 내렸다. 지난 1953년 낙태죄가 제정된 이후 66년 만에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게 됐지만, 이를 둘러싼 국민 정서는 엇갈리고 있다.


낙태는 태아의 생명권을 침해하는 사실상 살인이라는 지적과, 그보다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우선이라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천주교, 기독교 등 종교계와 일부 시민단체들은 이번 헌재 결정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김희중 대주교 명의 입장문에서 “헌재가 낙태죄의 위헌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헌법 소원에 대해 헌법불합치 선고를 내린 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국교회총연합 역시 “사람의 생명은 잉태되는 순간부터 실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모태의 생명과 연관된 상태가 아닌 이상 인위적으로 중단하는 건 태아를 자기 소유로 생각하는 무지이자 권력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폐지로 인해 자유분방한 성적 쾌락지상주의의 확산으로 이어져 여성이 성도구화의 수단으로 전락할 수도 있음을 조금이라도 살폈다면 오늘과 같은 판결은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953년 제정된 이후 66년간 유지돼 온 낙태죄 헌법 위헌 여부 판결을 앞둔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낙태죄폐지반대 국민연합 관계자가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지난 1953년 제정된 이후 66년간 유지돼 온 낙태죄 헌법 위헌 여부 판결을 앞둔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낙태죄폐지반대 국민연합 관계자가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낙태죄 폐지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낙태법 유지를 바라는 시민연대’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법이 바뀐다고 해도 낙태하면 아기가 죽는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어 “여성단체의 주장은 불법 낙태 규제가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출산 정책에 따라 바뀌어 온 부당함에 대한 반발이었기에 `나의 자궁은 나의 것`이라는 외침으로 시작됐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낙태죄 폐지라는 부당한 입법 요구에 이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헌재 결정에 대해서는 “헌재의 불합치 결정 선고는 낙태죄가 폐지됐을 때 예측되는 수많은 문제에 대해 충분한 검토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성급한 판단”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반면 낙태죄 폐지를 찬성하는 측은 헌재의 선고를 환영하는 한편 태아가 생명체가 되는 기준을 22주로 제시한 것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23개 단체가 모인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의 나영 공동집행위원장은 “2019년 4월11일은 그동안 여성을 통제 대상으로 삼아 책임을 전가해왔던 역사에 대해 마침표를 찍은 중대한 날”이라고 환영했다.


여성의 자기결정권에 대해서는 “국가가 여성을 진정한 시민으로 인정했다”며 “자신의 몸에 대한 결정권이 존중받는 역사적인 초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동행동은 또 헌재가 태아가 독자적 생명체가 되는 기준을 임신 22주로 제시한 것에 대해 임신 전 기간의 낙태 결정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동행동은 12일 서울 마포구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강조했다.


나영 공동집행위원장은 “특정한 임신 주수를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구시대적 프레임에서 벗어나 여성의 임신중지 결정권이 임신 전 기간에서 어떻게 보장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후기 임신중지를 하는 경우 지역적 조건, 연령, 장애, 질병 등에 따라 (낙태를 선택할) 시기가 미뤄지는 것으로 처벌로 규제할 게 아니라 이런 요건을 줄일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11일 오후 2시 헌재는 낙태죄를 처벌하는 형법 269조와 270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관 다수(헌법불합치 4, 위헌 3)는 임신 초기 기간은 여성이 자신의 판단에 따라 낙태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헌법불합치는 위헌과 달리 해당 법률이 헌법에 어긋나지만, 법률 공백에 따른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 현행 규정을 잠정적으로 유지, 국회에 시한을 정해 위헌 소지가 없는 새 입법을 촉구하는 주문이다. 이번 결정에 따라 국회는 오는 2020년 말까지 법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기사입력: 2019/04/13 [20:43]  최종편집: ⓒ yesla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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