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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안주 달라며 스킨십… ‘검찰 내 성폭력’ 고발한 임은정 검사
술 안주 달라며 스킨십… ‘검찰 내 성폭력’ 고발한 임은정 검사
사법연대 기사입력  2019/03/10 [10:22]

술 안주 달라며 스킨십… ‘검찰 내 성폭력’ 고발한 임은정 검사

뉴시스

‘나는 고발한다’의 필자 임은정(45·사법연수원 30기)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가 정계 진출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는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직 검찰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이 같이 말했다. 임 부장검사에게 ‘남은 할 일’은 뭘까.

“착잡하기 그지 없다” 용기 있는 폭로

지난달 17일 임 부장검사는 검찰총장 실명까지 들어있는 ‘나는 고발한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한 신문에 기고했다. 그는 검찰 내 성폭력 사건을 은폐한 지휘부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이 글을 통해 문무일 검찰총장, 문찬석·여환섭·장영수 검사장의 ‘제 식구 감싸기’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임 부장검사에 따르면 이들은 서울남부지검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 특히 문 총장은 가해자로 특정된 이들에게 어떤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 대검은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칼럼에는 검찰 지휘부가 직무유기와 직권남용을 저질렀다고 적혀있다. 그는 “검찰은 학교 성폭력을 덮은 교장이나 끈 떨어진 민정수석(우병우), 법원행정처 차장(임종헌)은 법의 처벌을 받게 했지만 정작 내부의 일에는 입을 다물었다”며 “박근혜정부 시절, 김진태 총장 등이 저지른 조직범죄를 문재인정부의 문무일 총장이 여전히 감싸주는 현실을 지켜보고 있으려니 착잡하기 그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권은 유한하나, 검찰은 영원하고, 끈끈한 선후배로 이어진 검찰은 밖으로 칼을 겨눌 뿐 내부의 곪은 부위를 도려낼 생각이 전혀 없다”며 “검찰권을 검찰에 위임한 주권자 국민 여러분이 고발인의 고발 내용을 판단하여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임은정 검사는 왜 분노했나

2015년 3월경, A부장검사가 부하인 여성 검사를 아이스크림에 빗대 “네가 더 맛있어 보인다”며 성희롱했다. 당시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며 비난 여론과 맞닥뜨렸으나, A부장검사는 어떤 징계도 받지 않고 퇴직한 뒤 변호사로 개업했다. 명예퇴직 수당 1억7500만원도 챙겼다.

후배검사 성추행 사건의 또 다른 B검사도 몇 달 후 퇴직했다. 이후 대기업 법무팀 상무로 취직했다고 한다. 검찰 조직 내에서 정기 인사 시즌이 아닌 시기에 사표를 내는 경우는 드물다. 더욱이 B검사는 검사장을 역임한 부친을 뒀고, 자신 역시 엘리트코스를 밟았던 터라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서지현 검사 미투 폭로 후 다시 언급됐다.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은 과거 검찰 내 벌어졌던 성폭력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면서 A부장검사 추가 범행이 드러났다. 2015년 3월 2차 회식 자리에서 후배 검사에게 “성추행 한 번 해도 되냐”며 강제로 껴안았고, 다른 후배에게는 “안주를 안 먹었네”라며 손등에 입을 맞춘 것으로 조사됐다. 2월에는 노래방에서 “러브샷 하자”며 후배 목을 끌어안은 채 술을 마시고, 볼에 입을 맞추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A부장검사에게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으나 벌금형에 그쳐 명퇴수당은 환수되지 않았다.

B검사 역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지만 항소했다.

제 갈길 가는 ‘별난검사’ 임은정

임 부장검사는 A부장검사와 B검사에 대해 제대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지난해 5월 대검찰청에 감찰과 수사를 요구했다. 징계시효가 만료되자 김진태 전 검찰총장, 김수남 전 대검 차장, 오모 전 서울남부지검장, 이모 전 감찰본부장 등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조사는 6개월이 지나서야 시작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1월 고발인인 임 부장검사를 조사했다. 이후 임 부장검사가 진술서나 참고자료를 추가로 제출할 필요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12월 23일 서울중앙지검에 자신의 진술조서 등사를 신청했으나 검찰은 “사건 관계인의 명예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생명, 신체의 안전이나 생활의 평온을 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정보공개신청을 불허했다. 올해 1월 29일 임 부장검사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검찰은 개인정보 유출 등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비실명 처리하고 조서를 복사해주기로 했다.

임 부장검사는 여전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달 15일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 강당에 임 부장검사가 섰다. 그동안 강연활동을 활발하게 해왔던 그였지만 이번엔 의미가 남달랐다. 폭로 후 모든 강연이 취소됐고 이후 7년 만에 강단에 복귀한 것이다. 강연을 재개하며 그가 택한 주제는 성평등이었다.

그는 이날 초임 부장검사를 대상으로 ‘검찰 내 성평등’ 강의를 하면서 그동안 검찰 조직 안에서 벌어진 과거 성폭력 사건을 되돌아봤다. 2011년부터 최근까지 검찰 내 성희롱·성추행 징계를 살펴본 뒤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지 말라”며 “성희롱을 하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눈만 찌푸리지 말고 말려달라”고 당부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3112807&code=61121111&cp=du

 
기사입력: 2019/03/10 [10:22]  최종편집: ⓒ yesla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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