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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간의 드라마,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그 주역들
1박 2일간의 드라마,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그 주역들
사법연대 기사입력  2019/03/02 [22:11]

[정리뉴스] 1박 2일간의 드라마,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그 주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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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에서 지난달 27~28일 개최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문을 내지 못한 채 끝났습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회담에 이어, 하노이 회담이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 과정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기대도 빗나갔습니다. 북미 대화의 동력도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7일 하노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처음으로 마주한 자리에서 “모두들 나와 트럼프 대통령이 앉아있는 것을 판타지 영화처럼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회담 당시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번 회담을 일종의 판타지·공상과학 영화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과연 북미 간 대화가 두 편의 판타지 영화로 끝을 맺게 될까요, 아니면 잠깐의 진통을 겪은 뒤 더 나은 합의를 꽃피우게 될까요. ‘하노이 선언’은 무산됐지만, 대화의 불씨가 사라졌다고 보기에는 이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계가 따뜻했고 우호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고, 북한도 “미국과 생산적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는 입장을 관영 매체들을 통해 내놓았습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정적인 장면들과 주역들을 한 자리에 모아봤습니다.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 첫날인 2월27일 회담장인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 도착해 악수하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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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일만에 다시 만난 두 정상 간의 분위기는 훈훈했습니다. 지난달 27일에는 북미 정상이 역사상 처음으로 만찬을 가졌고, 다음날에는 단독정상회담에 앞서 김 위원장이 최초로 외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도 연출됐습니다.

경향신문

조선중앙통신이 1일 공개한 사진에서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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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달 28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된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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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경내 중앙정원을 산책하고 있다.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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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확대정상회담에 참석한 미측 대표단의 모습. 왼쪽부터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맨 오른쪽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하노이/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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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한반도의 봄 ‘시즌2’ 막 오른다

김정은 “내 직감으로 보면 좋은 결과 있을 것”···언론 질문에 첫 답변

북미 간 대화는 단독정상회담에 이은 확대정상회담 때까지도 순항하는 듯했습니다. 그러다가 오후 1시쯤부터 회담장 안팎에서 이상한 기류가 감지됐습니다. 기자들에게는 업무오찬(working luch)과 합의문 서명식이 갑작스럽게 취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급기야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회담장을 떠나 각자의 숙소로 돌아갔고,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보다 일찍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숙소인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제재가 쟁점이었다”며 “북한은 전면적인 제재해제를 요구하면서도 우리가 원했던 것을 주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언문이 준비돼있었지만 오늘 서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옳은 일을 하고 싶었다”며 “궁극적으로는 합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더이상 로켓과 핵실험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며 “김 위원장, 북한과 계속 좋은 친구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오찬과 서명식을 취소한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오른쪽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하노이/신화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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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하노이선언’ 무산]오전엔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오후 ‘오찬 취소’ 급반전

[트럼프 기자회견 전문] “김 위원장과 많이 가까워졌지만 이번엔 뛰지 않고 걷기로 했다”

북한 측도 이례적으로 신속한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1일 새벽 숙소 멜리아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요구한 것은 전면적인 제재 해제가 아니라 일부 해제였다”고 밝혔습니다. 북측의 전면적인 제재 해제 요구 때문에 회담이 결렬됐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을 반박한 것입니다. 리 외무상은 “우리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의 1차 회담에서 공동 인식으로 이룩된 신뢰 조성과 현실적인 제안을 했다. 구체적으로는 유엔 제재 결의 11건 가운데 2016∼2017년 채택된 5건, 그 중에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또 “(그러면) 영변 지구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을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 하에 두 나라 기술자들 공동 작업으로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한다는 것”이라고도 밝혔습니다.

리 외무상의 기자회견에 함께 했던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1일 오후 남측 기자들과 인터뷰를 갖기도 했습니다. 최 부상이 인터뷰에 응한 배경에는 회담 결과에 대한 북측 입장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경향신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1일 새벽 베트남 하노이의 북측 대표단 숙소인 멜리아호텔에서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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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北외무상 “우리가 요구한 것은 전면적 아닌 일부 제재 해제”

최선희 “김 위원장, 미국 거래 방식에 굉장히 의아함 느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사실상 결렬된 것을 두고, 정상 간의 교감과 결단을 중심으로 움직여 온 ‘탑다운’ 방식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도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은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를, 미국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실무 협상 대표로 내세웠습니다. 김혁철 대표와 비건 대표는 지난달초 평양에서의 2박3일 실무협상을 시작으로, 하노이 현지에서도 분주히 의제와 합의문 조율 작업을 벌였습니다. 북측 의제 협상팀에는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도 합류했습니다. 어쩌면 이들이 합의문 결렬 소식에 가장 망연자실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경향신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1일 새벽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하노이/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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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하노이선언’ 무산]정상 간 담판 ‘톱다운 방식’ 취약성 드러났다

폼페이오 “각자 조직 재편 필요” 양국 협상팀 ‘인적 구성’ 바뀔까

정상회담은 아쉬움을 남기고 끝났지만, 2차 북·미 정상회담은 1차 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냈습니다. 그중에서도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의 ‘그림자 수행’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돋보였습니다. 일각에서는 하이힐을 신고 곳곳을 뛰어다니며, 재떨이 보좌까지 하는 김 부부장의 직업만큼 ‘극한 직업’도 없다는 촌평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카메라에 포착된 김 위원장의 모습들을 모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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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지난 2월25일 북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가 베트남 하노이 영빈관을 나서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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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부장이 밀착 수행으로 눈길을 끌었다면, 정상회담 기간 동안 두 정상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었던 이들은 바로 둘의 통역사가 아닐까요. 이들은 기자들이나 협상단이 배석하지 않는 단독정상회담이나 짧은 산책에서도 두 정상의 ‘입’이 되었습니다. 미국측 통역사는 싱가포르 회담 당시와 동일하게 한국계 이연향 국무부 통역국장이었지만, 북한은 1차 때와 달리 여성 통역사 신혜영 씨로 바뀌었습니다. 신 씨의 경력이나 배경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진 내용이 많지 않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세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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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달 28일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환송하고 있다. 하노이/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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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신 스틸러’가 있죠. 이제는 김 위원장의 해외 방문에서 익숙해진 풍경인 ‘방탄경호단’입니다. 지난해 4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때 12명의 경호원들이 김 위원장이 탄 차량을 에워싸고 달리는 모습이 화제를 불렀습니다. 하노이에서도 이들은 차량을 V자로 둘러싸고 달리는 등 방탄 경호를 계속해서 선보였습니다. 또한 김 위원장의 의전·경호 책임자로, 집사 역할을 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지난달 16일부터 하노이 현지에 도착해 김 위원장의 동선을 점검하기도 했습니다.



경향신문

2차 북미정상회담을 5일 앞둔 지난 2월22일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이 베트남 하노이 영빈관을 나서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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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 정상회담 무대, 베트남은 미국과 북한 모두에게 의미가 큰 나라입니다. 미국과 끔찍한 전쟁으로 대립했던 사회주의 국가 베트남은 1986년 개혁·개방 정책인 ‘도이모이’와 1995년 미국과의 수교를 거치며 경제 성장이 본 궤도에 진입했습니다. 베트남식 모델이 비핵화를 통해 경제 발전을 꾀하려는 북한에도 참고할 만한 모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게 된 이유입니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 수행원으로 경제 담당인 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간부 인사를 책임지는 김평해 부위원장이 포함된 점도 눈길을 모았습니다. 회담 기간 동안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북한 수행원들은 하노이 외곽의 하이퐁 산업단지와 관광지 하롱베이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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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 정상회담 기간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보여준 ‘그림자 수행’ 장면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새벽 중국 남부 난닝역에서 담배를 피우자 김 부부장이 재떨이를 들고 서 있고, 같은날 오전 김 위원장이 탄 전용열차가 동당역에 도착하자 김 부부장이 먼저 내려서 주변을 살피고 있다. (사진 윗줄 왼쪽부터). 김 부부장은 이날 동당역에서 김 위원장이 탄 전용차량이 출발하기 전 먼저 달리며 동선을 체크했다. 김 부부장은 28일 하노이 소피텔레전드메트로폴 호텔에서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 조금 떨어져서 이들을 지켜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TBS 화면캡처,하노이/로이터·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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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식 경제개혁 바라보는 트럼프·김정은의 다른 속셈…회담 장소의 ‘외교학’

평양 수뇌부 총출동…첨단산업·내각인사 책임자도 동행

회담을 개최한 베트남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무산이라는 결과로 마무리된 것에 대해 내심 아쉽다는 반응입니다. 베트남 내부에서도 역사적인 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한반도 평화 정착에 힘을 보태겠다는 열망이 컸고, 또 부수적인 정상회담 마케팅 효과도 기대했기 때문인데요. 특히 하노이 시내 여러 후보지 중에서 회담 장소로 선정된 메트로폴 호텔은 베트남 현대사의 영광과 상처가 깃든 곳입니다. 호텔 지하에는 베트남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을 피하는 용도로 쓰였던 방공호가 남아있기도 합니다. 냉전의 아픔을 간직한 메트로폴 호텔이 한반도 평화의 상징적 장소로 자리매김하지 못한 것 역시 안타까움으로 남습니다.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부터 열차를 타고 중국 대륙을 종단, 3800㎞를 66시간에 걸쳐 이동한 끝에 도착한 ‘동당역’도 역사의 한 장면에 기록될 것 같습니다. 동당역은 중국과 베트남 접경지역인 랑선성에 위치한 자그마한 시골역입니다. 지난 한 주 동안 한 동안 취재진과 경비 인력으로 북적였던 동당역도 이제는 고요함을 되찾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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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1일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서 열린 북한 대표단 환영식에서 꽃다발을 들고 있다. 하노이/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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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단독 정상회담 도중 이연향 미 국무부 통역국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하노이/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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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역사 ‘북·미 회담장 메트로폴’, 낭만·식민통치·전쟁 상처…베트남 현대사 오롯이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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