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날 70주년 기념식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적폐 청산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법원의날 70주년 기념식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적폐 청산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슬찬 기자

 

13일 대법원에서 ‘사법부 70주년 기념행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시민사회는 연이은 영장 기각으로 검찰의 사법농단 수사를 방해하고 있는 법원에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변,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이 참여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는 이날 오전 10시 대법원 정문 앞에서 ‘참담한 사법부 70주년, 사법적폐 청산하라!’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농단 진상 규명, △적폐법관 탄핵, △특별법 제정, △특별재판부 설치, △양승태 구속, △피해자 구제 등을 요구했다.  

사법부는 1948년 9월 13일 우리나라가 일제에 빼앗긴 사법주권을 미군정으로부터 이양 받고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의 취임식이 거행된 날을 사법부 설립일로 보고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2015년부터 매년 9월 13일을 ‘대한민국 법원의 날’로 지정해 기념 행사를 치러왔다.

법원의날 70주년 기념식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적폐 청산을 촉구하며 피켓을 들고 있다.
법원의날 70주년 기념식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적폐 청산을 촉구하며 피켓을 들고 있다.ⓒ김슬찬 기자


이날 회견에서 ‘사법농단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TF’ 단장을 맡고 있는 천낙붕 민변 부회장은 “지하에 계신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와중에 진행되는 사법부 칠순잔치를 보면 통탄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 부회장은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재판거래 과련 증거를 무더기로 인멸한 사건을 언급하며 “조직폭력배들도 노골적으로 증거물을 파기하지 않는다. 그러면 판사들이 엄청난 형량을 가하기 때문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 전 연구관의 증거인멸 사건을 놓치면 사법농단과 관련된 전체 증거가 소각될 수도 있다”며 “국민이 선출한 판사가영장발부하고 재판할 수 있도록 특별법이 신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영장 기각 시킨 영장전담판사들을 면직하고 수사 대상에 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유 전 연구관이 무단 유출한 것으로 보이는 ‘대법 기밀자료’를 수사하고자 압수수색 영장을 세 차례 청구했으나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유 전 연구관은 세 번째 압수수색 영장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자신이 갖고 있던 기밀 문건들을 모두 파기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법원의날 70주년 기념식이 진행된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열린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기자회견에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가사법적폐 청산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을 촉구하며 발언을 하고 있다.

법원의날 70주년 기념식이 진행된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열린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기자

회견에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가사법적폐 청산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을 촉구하며 발언을 하고 있다.ⓒ김슬

찬 기자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상임공동대표는 “수많은 일선 판사들이 법원 안에서 국민과 양심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법부의 권력을 쥐고 있는 적폐 판사들이 사법부 전체를 훼손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적폐 판

사들을 쫓아내지 않으면 사법부는 신뢰를 회복할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박 대표는 “사법농단으로 인한 피해자가 많다. 이미 죽음을 맞이한 분들도 있다”며 “재판거래의 진상이 밝혀진다 해도 피눈물 나는 피해자들의 원상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판거래의 사례가 됐던 사건들에 대해 자동 재심할 수 있는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임지봉 사법감시센터 소장은 “김명수 대법원장은 국민과 함께 하는 대법원 개혁을 약속했다”며 “사법부는 당장 셀프개혁을 중단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개혁안에 담아낼 수 lT는 새로운 개혁 기구를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임 소장은 “국민의 목소리를 듣겠다던 사법발전위원회(사발위)가 출범하고 6개월 동안 논의만 하다 진부한 개혁안을 발표했다”며 “심지어 대법원은 개혁안을 가지고 국회의원들을 만나 로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 김명수 체제도 이런 식으로 국민을 외면하고 셀프개혁을 앞세워 이 사태를 덮고 지나가려 한다면 제2의 사법농단 사태를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대법원은 대법원장 자문기구 사발위에서 나온 내용을 추려 ‘법원개혁 입법과제’라는 사법부 자체 개혁안을 만들고 일부여당 의원들을 찾아가 비공개 검토를 요청한 걸로 드러났다. 이에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국회에 입법로비한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법원의날 70주년 기념식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기자회견을 열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대법관의 구속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법원의날 70주년 기념식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

국회의’ 기자회견을 열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대법관의 구속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김슬찬 기자

이날 쌍용자동차, 철도노조, 전교조, 통합진보당 등 재판거래 피해자들도 참석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처벌을 촉구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선동 조직실장은 “2009년 정리해고 후 30명의 노동자가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며 “그런데 사법부는이를 재판거래에 이용하며 해고자들의 처절한 외침을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철도노조 김선욱 미디어소통실장은 2015년 KTX 해고 승무원 판결, 2009년 철도노조 파업 판결, 2013년 수서고속철도 승인등 철도노조가 재판거래에 이용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에 대해 비판했다.  

통합진보당 오병윤 전 원내대표는 진보당 강제해산 이후 소속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의 지위 박탈 재판에 대법원이 개입한사실을 지적하면서 진상이 밝혀지고 관련자들은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 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법적 영역 외에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행정조치로 즉각 피해자들을 구제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