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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에 반기 든 판사 징계추진' 수사..재판도 개입했나
'대법원에 반기 든 판사 징계추진' 수사..재판도 개입했나
사법연대 기사입력  2018/07/12 [20:25]

'대법원에 반기 든 판사 징계추진' 수사..재판도 개입했나(종합2보)

입력 2018.07.12. 17:22
법원행정처, '직무감독권 행사' 검토 지시..외국법원 징계사례 수집도
긴급조치 배상판결, 석달 만에 2심서 뒤집혀..이재정 의원 참고인 조사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이지헌 기자 =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가 판결을 이유로 일선 판사 징계 등 불이익을 검토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자용 부장검사)는 1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유신 시절 긴급조치 피해자에게 손해배상 판결을 내린 일선 판사들에 대한 징계를 검토했다는 법원 자체조사 결과와 관련해 이 의원을 상대로 소송 경과를 파악했다.

이 의원은 국회에 들어가기 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송모씨 등 긴급조치 제9호 피해자 16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대리했다. 송씨 등 피해자들은 2015년 9월11일 1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는 "대통령의 긴급조치 행사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여서 법적 의무를 지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를 깨고 피해자들 손을 들어줬다. 긴급조치는 "대통령의 헌법 수호 의무를 위반한 것"이며 "고의 내지 과실에 의한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였다.

이번 의혹의 핵심 인물인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은 심의관들에게 손해배상 판결을 내린 김모 부장판사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게 한 사실이 법원 자체조사에서 드러났다.

판결 직후인 같은 해 9월22일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은 '대법원 판례를 정면으로 위반한 하급심 판결에 대한 대책'이라는 제목의 문건에서 "해당 판결을 위법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대법원 판례를 깬 데 대해 "매우 부적절한 행동으로서 직무윤리 위반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직무감독권 발동을 검토했다.

이보다 사흘 앞서 윤리감사관실이 작성한 '법관의 잘못된 재판에 대한 직무감독' 문건에도 김 부장판사 등의 판결을 언급하며 직무감독권 행사의 여러 방안을 검토하는 내용이 나온다.

대법원 긴급조치 판결 헌법소원 제기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긴급조치 변호단과 긴급조치 피해자 대책위, 민청학련계승사업회 관계자들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의 긴급조치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유신 시절 긴급조치 발령이 불법은 아니라고 판단한 대법원의 올 3월 판결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다. 2015.8.24      jieunlee@yna.co.kr

대법원 긴급조치 판결 헌법소원 제기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긴급조치 변호단과 긴급조치 피해자 대책위, 민청학련계승사업회 관계자들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의 긴급조치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유신 시절 긴급조치 발령이 불법은 아니라고 판단한 대법원의 올 3월 판결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다. 2015.8.24 jieunlee@yna.co.kr

당시 법원행정처는 해외 연수 중인 판사들에게 외국 법원의 징계 사례를 수집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은 임 전 차장의 징계 검토 지시를 "재판의 독립을 침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결론 내렸다.

법원행정처는 하급심 판사가 개인적 양심 등을 이유로 대법원 판례를 따르기 어려운 경우 법관 회피나 재배당 등의 방법을 이용하는 방안, 이른바 '사건 신속 처리 트랙'(Fast Track)을 개발해 상급심 재판을 빨리 마치는 방안도 검토했다.

대법원 판례와 어긋나는 1심 판결이 나오면 2·3심을 최대한 빨리 진행하도록 해 사회적 논란의 확산을 막는다는 논리다.

실제로 이 의원이 대리한 소송은 제기한 지 2년 만에 1심 판결이 나왔으나, 이후 불과 3개월여 만에 2심 재판부가 원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5개월 뒤인 2016년 5월 대법원은 사건을 심리불속행 기각해 국가 손을 들어줬다.

이 의원은 이날 조사를 마치고 나와 "1심에서 승소했지만 항소심에선 신속하게 처리돼서 패소했다. 기일이 짧게 정해지고, 어떤 방향으로 (판결이) 내려져야 하는지도 양승태 체제가 관여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조사에서 열람한 법원행정처 문건을 근거로 "(양승태 사법부가) 대법 판결에 반하는 1심 판결이 나오기 시작하면 향후 동성혼, 복지문제, 경제문제, 난민문제 등 소수자 보호가 필요한 영역까지 확대될 걸 우려하고 있었다"며 "인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법의 발전을 방해하기 위한 문건이 작성돼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근 김모 부장판사도 참고인으로 소환해 판결 이후 외압이나 불이익이 있었는지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김 부장판사가 1심 판결을 작성하면서 모든 승진을 포기했다고 하더라"며 "구성원에 대한 수임사건 조사 등 불이익 우려가 있어 학회 회장직을 사퇴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검찰은 대법원 판례를 깬 판사들에 대한 징계 검토 지시의 위법 여부는 물론 해당 판결이 상급심에서 뒤집히고 8개월 만에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는 과정에 법원행정처가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도 면밀히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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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7/12 [20:25]  최종편집: ⓒ yesla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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