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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컬링, 하늘서 뚝 떨어진 팀 아니다.. 오랜시간 엄청 노력"
"女컬링, 하늘서 뚝 떨어진 팀 아니다.. 오랜시간 엄청 노력"
사법연대 기사입력  2018/03/02 [13:34]
 

<파워인터뷰>"女컬링, 하늘서 뚝 떨어진 팀 아니다.. 오랜시간 엄청 노력"

조성진 기자 입력 2018.03.02. 11:40 수정 2018.03.0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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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대구 북구 산격동의 식당에서 컬링 여자대표팀의 김경애(왼쪽부터), 김영미, 김선영, 김초희, 김은정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결승전에서 팬들이 사용한 응원판을 전달받은 뒤 활짝 웃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지난달 27일 대구 북구 산격동의 식당에서 컬링 여자대표팀의 김경애(왼쪽부터), 김영미, 김선영, 김초희, 김은정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결승전에서 팬들이 사용한 응원판을 전달받은 뒤 활짝 웃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지난달 28일 경북 의성군 의성읍 철파리 마을회관에서 열린 환영 마을잔치에서 컬링 여자대표팀의 김영미(앞줄 오른쪽 두 번째부터), 김선영, 김경애가 꽃다발을 들고 주민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천학 기자

지난달 28일 경북 의성군 의성읍 철파리 마을회관에서 열린 환영 마을잔치에서 컬링 여자대표팀의 김영미(앞줄 오른쪽 두 번째부터), 김선영, 김경애가 꽃다발을 들고 주민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천학 기자

컬링 여자대표팀의 김초희(왼쪽부터), 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이 지난달 27일 대구 북구 산격동에서 성원해준 팬들에게 손가락 하트를 보내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컬링 여자대표팀의 김초희(왼쪽부터), 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이 지난달 27일 대구 북구 산격동에서 성원해준 팬들에게 손가락 하트를 보내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평창올림픽 컬링 여자대표팀

시상식 마치고 카톡 봤더니 1000개 넘는 메시지에 감동

처음 밖에 나오니 아직 얼떨떨

오늘에서야 큰 관심 실감 나 그동안 언니 역할 하다보니 근엄한‘안경선배’별명 붙어

주민들 현수막 걸고 축하잔치 “놀이로 시작하더니 세계 최강

마을 생긴 뒤 이런 경사 처음”

‘장하다 의성의 딸들, 수고했데이∼’ 지난달 28일 오전 11시 경북 의성군 의성읍 철파리 마을회관.‘국민 영미’로 떠오른 컬링 여자대표팀의 김영미(27)와 동생 경애(24)를 환영하는 마을잔치가 신나고 풍성하게 벌어졌다.

철파리는 김영미·경애 자매가 태어나 학창 시절을 보낸 곳이다. 철파리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가 2명이나 배출됐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일. 주민들은 ‘장하다 의성의 딸들, 수고했데이∼’ ‘의성의 딸. 팀 킴 어벤져스 사랑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아침 일찍부터 동구 밖을 연신 쳐다보며 자매를 기다렸다. 자매가 도착하자 주민들은 꽃다발을 전달한 뒤 풍물놀이를 즐겼으며, 이내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주민들은 이젠 너무나도 익숙한 “영미!, 영미!”를 외치며 마을회관 앞마당을 빙글빙글 돌고 또 돌았다. 주민들은 김영미·경애 자매를 에워싼 채 “마을이 생긴 이래 가장 큰 경사” “이렇게 기쁘고 가슴 뿌듯한 잔치는 처음” “아장아장 걸어 다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세계적인 스타가 돼 돌아와 너무 자랑스럽다”는 칭찬 세례를 퍼부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컬링 사상 역대 최고 성적이자 유일한 메달인 은메달을 목에 걸고 여자대표팀이 금의환향했다. 스킵(주장) 김은정(28), 서드 김경애, 세컨드 김선영(25), 리드 김영미, 후보 김초희(22·이상 경북체육회)로 구성된 여자대표팀은 세계 최강 캐나다를 비롯해 세계랭킹 1∼5위를 모두 격파하며 예선 1위로 4강전에 올랐고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컬링 결승에 진출, 역시 아시아 역대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획득했다.

‘안경 선배’ ‘영미’ 등 유행어를 제조하면서 컬링 붐을 일으켰다. 김초희를 제외하고는 모두 의성군 출신, 의성여고 졸업생으로 10년 동안 다져온 끈끈한 조직력은 전 세계의 감탄을 자아냈다. 월스트리트저널, BBC 등 외신들도 여자대표팀의 활약에 주목했고 의성의 트레이드마크인 마늘에 착안, 여자대표팀을 ‘갈릭 걸스(Garlic Girls)’로 표현하며 찬사를 쏟아냈다. 인구 5만3000명, 국내 인구 소멸 지역 1순위로 꼽히는 농촌에서 세계를 주름잡는 ‘팀 킴’이 탄생했고 평창동계올림픽 최고의 히트 상품이 됐다. 평창동계올림픽 일정은 끝났지만 여운은 여전하고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지난달 27∼28일 1박 2일간 팀 킴의 일정을 쫓았다.

김영미·경애 자매에 이어 10여 분 뒤 인근 안평면 신월리가 고향인 김선영이 도착했다. 철파리 주민들은 이웃 마을에 사는 김선영도 축하하기 위해 초대했다. 김선영이 도착하자 주민들은 더 크게 박수를 치고, 더 큰 함성을 질렀다.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들’의 입에서 “오랜만이다” “장하다” “대견스럽다”는 칭찬이 이어지자 다소 수줍은, 아니 얼떨떨한 표정이던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의 얼굴에 비로소 함박꽃이 피었다. 셋은 “환영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라며 연신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고, 풍물놀이를 할 땐 주민들과 함께 어깨를 들썩이면서 기쁨을 나눴다. 회관 안팎에 모인 주민 200여 명에게 일일이 인사했고, 사진 요청에도 빠짐없이 응했다. 김영미와 김경애, 김선영은 “여러 어르신의 엄청난 응원이 있었기에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습니다.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철파리 주민 김진기(63) 씨는 “의성의 딸 덕분에 철파리가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며 “마을을 널리 알려 준 자매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김귀향(여·55) 씨는 “우리 마을에 이런 일이 생길 줄 누가 알았느냐”며 “애들이 처음에는 놀이 삼아 컬링을 하더니 세계를 주름잡았다”고 말했다. 3일에는 김은정의 고향인 봉양면 분토리에서 마을잔치가 열린다.

여자대표팀은 지난달 25일 시상식을 마치고 강릉선수촌으로 복귀, 맡겨 뒀던 스마트폰을 돌려받은 뒤에야 자신들이 화제의 중심에 선 것을 알았다. 김선영은 “카카오톡 메시지에 ‘999+’라는 숫자가 뜬 것은 처음 봤다. 1000개가 넘으면 그렇게 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은정이 스위핑을 지시하며 외친 “영미∼”를 통해 ‘국민 영미’로 올라선 김영미는 “영광스럽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 이렇게 인기를 끌 줄 몰랐다. 영미라는 이름을 통해 컬링을 좀 더 알릴 수 있어서 그저 감사하고 영광스러울 따름이다. 올림픽 출전 전엔 컬링 기사 댓글을 지인이나 가족들이 주로 남겼는데, 이제는 컬링 기사가 나오면 국민이 응원하고 지지하는 댓글을 많이 달아 주신다”고 말하며 웃었다. 김은정은 “우리가 휴대전화를 받을 시간에 맞춰서 팬들이 포털 사이트에 ‘수고했어 여자 컬링’이라고 계속 쳐서 한 시간 동안 실시간 검색어 1위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김선영은 “(예선 첫 경기였던) 캐나다전은 자국 선수들에 대한 단순한 함성의 느낌이었다. 그러나 경기를 치를수록 컬링을 알고 응원해주는 것을 느꼈다. 경기를 할수록 응원에 가슴이 뭉클했고,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여자대표팀은 지난달 27일 경북체육회가 마련한 축하 오찬에 참석하기 위해 오후 12시 20분쯤 대구 북구 산격동의 중국 음식점에 도착했다. 여자대표팀을 한눈에 알아본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경북체육회는 식사 후 25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결승전에서 관중이 들었던 응원판을 전달했다. 응원판에는 선수들의 캐리커처가 재밌게 그려져 있고, ‘영미 가즈아’ ‘그?! 은정’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관중은 스웨덴전이 끝난 후 선수들에게 전달해 줄 것을 경북체육회에 부탁했다고 한다. 선수들은 뜻밖의 선물에 감탄했고 경북체육회 관계자, 음식점 직원, 시민들의 ‘릴레이’ 기념촬영 요청에 흔쾌히 응했다. 이어 인터불고 엑스코 호텔에서 열린 경북최고체육상 시상식에서도 화제는 여자대표팀이었다. 행사장에 등장하자마자 사진 요청이 줄을 이었고 행사가 끝날 때까지 팀 킴과 함께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7월 헝가리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개인 혼영 200m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우고 결선에 진출해 이날 신기록상을 받은 김서영(24)은 김은정을 보자 환하게 웃으면서 박수를 보냈다. 김경애는 “숙소에만 있다가 처음 밖에 나와 아직 얼떨떨하다. 우리가 이렇게 관심을 받을지 몰랐는데 오늘에서야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여자대표팀은 경기 중 자신들이 한 말이나 행동이 국민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김은정은 “우리끼리 하는 소통 방법이다. 올림픽 초반 스톤이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많아 이를 담당하는 영미 이름을 많이 불렀다. 만약 잡아가는 라인이 많았다면 선영이를 많이 불렀을 것이다. 샷을 만들려다 보니 영미 이름을 많이 부른 것이지 의도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영미는 “평소 대회와 달리 제 이름이 많이 불렸는데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제 이름으로 컬링이 널리 알려져 기쁘다”고 말했다. 작전을 상의하며 “야를 막고 쟈를 치우자” “쨀까” 등 사투리를 사용한 것 역시 평소처럼 했을 뿐이다. 김은정은 “표준어를 쓰는 방법도 모른다. 연습하던 대로, 다른 대회 때 했던 대로 했다. 어투에 신경을 쓰게 되면 경기에 집중할 수가 없어 경기를 제대로 풀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미가 주목을 많이 받았으나 동료들은 중요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미와 가장 스위핑을 많이 하는 김선영은 ‘영미’만 유명해진 데 대해 “섭섭하지 않다. 기대도 생각도 안 한 부분이다. 어쨌든 영미 언니가 있어서 우리 팀 자체가 떴으니 좋다”며 웃었다. 김경애는 “같은 팀이니 같이 사랑받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앞으로 선수 생활도 길고 해서 괜찮다”며 웃었다. 김영미는 “‘꽃부리 영’에 ‘아름다울 미’ 자를 쓴다. 할아버지가 예쁜 꽃이 되라고 지어주셨다. ‘올드’한 느낌이라서 개명하고 싶었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술집에서 이름이 영미면 소주 한 병이 무료라고 들었다. 친구들이 같이 가자고 한다”고 전했다. 김은정은 “우리는 10년 동안 ‘영미야’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나도 못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경기에서 ‘선영아’도 부르고, ‘경애야’ ‘초희야’도 부를 걸 그랬다”고 농담을 했다.

잘 알려진 대로 의성여고 1학년 시절 김은정과 김영미가 방과 후 활동으로 컬링을 시작했고, 언니에게 물건을 전해주러 컬링장에 들렀던 당시 중학생 김경애가 합류했다.

김경애는 의성여중 교실 칠판에 ‘같이 컬링할 사람’이라고 적었고 김선영이 이를 보고 컬링을 시작했다. 4명은 10년 가까이 함께 생활하면서 컬링에 몰두했고 이는 단단한 조직력으로 이어졌다. 김영미는 “은정이는 영미 친구, 경애는 영미 동생, 선영이는 영미 동생 친구라서 저보고 비선 실세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저를 중심으로 인연이 이어진 게 재미있어서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선영은 “혈연·학연·지연의 좋은 예, ‘끝판왕’이라고 하더라”고 거들었다. 유일하게 경기 의정부시 송현고를 졸업한 김초희도 의성 사람이 다 됐다. 김초희는 “경북 여자 컬링팀이 최고였기 때문에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길게 고민하지 않았다”며 “나도 의성에 산 지 몇 년째다. 섭섭하거나 소외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야구도 어느새 (대구가 연고지인) 삼성 팬이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은정은 ‘안경 선배’로 불리는 것이 약간 아쉬운 듯했다. 김은정의 안경은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팬들은 유명한 농구 만화 슬램덩크에 나오는 ‘권준호’와 닮았다며 주인공 강백호가 권준호를 부르는 호칭인 ‘안경 선배’를 별명으로 붙였다. 김은정은 “아기자기한 것도 아닌 것 같고, 대범한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동안 언니 역할을 하다 보니 선배 느낌으로 보였나 보다. 보통은 경기할 때처럼 무표정하다가 한 번씩 영미나 동생들에게 안기기도 하고 어리광부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여자대표팀은 ‘갈릭 걸스’라는 별명보다는 ‘컬벤져스’라고 불리기를 희망했다. 외신들은 마늘로 유명한 의성 출신이라는 점에서 여자대표팀을 ‘갈릭 걸스’라고 불렀다. ‘컬벤져스’는 자신들의 종목인 ‘컬링’에 슈퍼 히어로들이 등장하는 영화 ‘어벤져스’를 합친 이름으로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직접 지은 별명. 김선영은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많은 것도 신기한데 다른 나라에서도 관심을 가져 새롭다. 그런데 우리는 갈릭걸스보다 ‘컬벤져스’가 좋다. 앞으로는 컬벤져스라 불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선영은 “난 촐싹거려서 스파이더맨”이라고 소개했다. 김영미는 “캡틴 아메리카의 팬이라 ‘캡틴 코리아’로 불리고 싶다”고 말했고, 김경애는 “강한 샷을 구사하니 난 토르”라고 설명했다. 김초희는 “힘을 주체할 수 없어서 헐크”라고 말했다. 김은정은 “힘이 없어서 호크아이”라고 말했지만, 동료들은 “화살처럼 정확히 꽂히는 샷을 구사해서 호크아이”라고 부연했다. 김민정 감독은 ‘아이언 맨’이다. 그는 “‘어벤져스’처럼 우리도 하나로 뭉쳐야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은메달이라는 결과도 값지지만, 예선과 결선 토너먼트를 거치며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모든 팀에 승리를 거둔 것이 가장 자랑스럽다. 예선에서 세계 1위 캐나다를 시작으로, 2위 스위스, 3위 러시아, 4위 영국, 5위 스웨덴 등 강국이 모두 한국에 무릎을 꿇었다. ‘컬벤져스’나 슈퍼맨이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예선에서 유일한 패배를 안겼던 일본은 준결승에서 만나 8-7로 멋지게 설욕했다. 김영미는 “가장 극적인 경기는 일본과 치른 준결승이었다. 연장전까지 가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어서 기억에 남는 게임이다”라고 전했다. 김은정이 11엔드에서 마지막 샷에 성공,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김은정은 “사실 드로 샷을 하고 싶지 않았다. 드로 샷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고 불안하기도 했다. 경애가 용기를 줬고 그것만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김경애는 “난 성격이 단호하다. 그 상황에서는 드로 샷밖에 없었다. 언니는 원래 드로 샷을 잘한다”고 말했다. 김선영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축전을 보내 제가 일본전에서 보여준 샷이 환상적이라며 ‘거북선 샷’이라고 말씀해주셨다. 정말 뿌듯했다”고 밝혔다.

결승전은 크게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 김은정은 “7엔드에서 3점을 줬을 때 힘들겠다는 사실이 와 닿았다. 9엔드에는 약간 덤덤했다. 스웨덴 여자팀은 결승에서 너무 잘하더라. 스웨덴도 2등만 했던 팀이라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노력을 정말 많이 했다는 것을 인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악수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실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기 전 어느 정도 자신감은 있었다. 그동안 많은 국제 경험을 쌓으면서 강팀들과도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했다. 김영미는 “저희 목표는 금메달이었다. 성적에는 100% 만족은 못 하지만 일단 컬링이 인기가 많아진 것으로 목표는 달성했다. 컬링이 비인기 종목인데 올림픽 전보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라고 말했다. 김민정 감독은 “우리 팀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팀이 아니다. 오랜 시간 엄청난 노력으로 준비해 왔다. 올림픽 전 메달권 진입도 목표였지만, 우리나라 컬링을 알리고 나아가 진정 컬링이 어떤 것인지 그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목표를 달성한 것이 가장 기쁘다”고 설명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각종 광고 섭외가 들어온 것에 대해 김은정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우리가 희망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 것 같다. 돈을 떠나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전 “좋은 성적을 올리면 청소기 광고가 들어올까”라고 농담을 주고받았던 여자대표팀이었으나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김영미는 “광고를 찍게 된다면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내용, 소외된 계층을 위한 광고였으면 좋겠다. 우리가 도움을 받는 입장이었기에 저희도 누군가를 돕거나 사회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여자대표팀은 소속팀 등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를 조금이라도 갚고 싶은 마음이 크다. 김영미는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많이 힘들었는데, 지도자분들께서 저희가 다치지 않도록 노력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연맹이 관리단체로 지정되면서 많이 힘들었다. 경상도 여자라서 그런지 표현을 못 했는데 저희를 지켜주신 김민정 감독님께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한컬링경기연맹은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됐고 여자대표팀은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린 강릉컬링센터에서 훈련한 기간도 일주일 정도밖에 안 된다. 여자대표팀은 올림픽에 대비해 관중이 들어온 환경에서 연습 경기를 치러 보고 싶었으나 실현되지 못했다. 남녀 컬링 대표팀에 참여했던 코치 밥 어셀과 피터 갤런트 역시 연맹이 아니라 경북체육회 도움으로 초빙했다. 보다 못한 외국인 코치가 지난해 12월 연맹에 편지를 보내 여자대표팀 지원을 요청하기까지 했다. 김민정 감독은 27일 대구 인터불고 엑스코 호텔에서 열린 경북체육회 경북최고체육상 시상식에서 “올림픽에서 국민에게 받은 박수와 응원, 경북체육회가 오랜 시간 보내준 지지로 역경을 이겨낼 수 있었다. 그동안 받은 응원과 지지를 이제는 경북도민과 경북체육회에 돌려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정은 “우리만 잘해서 메달을 목에 걸고 인기를 모은 게 아니다. 김경두 교수님(경북컬링훈련원장)을 비롯한 경북체육회의 다른 감독·코치님들이 다 함께 노력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낼 수 있었다. 남자팀, 믹스더블팀도 주역이다. 남자팀은 우리와 연습 경기를 하며 많은 도움을 줬다. 세계 최강을 상대로 오빠들도 잘했는데 우리만 메달을 획득해 이런 말을 하는 것도 너무 조심스럽다”고 털어놓았다.

선수들은 오랜 기간 활동하면서 ‘전설적인 팀’으로 남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김영미는 “베이징동계올림픽에도 출전해 세계 챔피언이 되고 정상에 서는 것이 목표다. 프로야구 이승엽 선수처럼 오랫동안 활약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팀 킴’이 오랫동안 괜찮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만 연습하면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다. 북유럽이나 캐나다에서 동계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김경애는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2위를 했다.

은메달밖에 못 따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제일 높은 자리에서 그만두고 싶다”고 말했다. 김초희는 “지금처럼 좋은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고, 김선영은 “계속 잘하는 것이 목표다. 레전드 팀으로 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은정은 “김경두 교수님께서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얘기해주셨다. 앞으로 대한민국 컬링이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이번이 컬링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컬벤져스’는 오는 17일부터 25일까지 캐나다 온타리오주 노스베이에서 열리는 2018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캐나다, 스웨덴, 스위스, 러시아, 미국, 중국 등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했던 많은 국가가 나온다. 일본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후지사와 사쓰키 팀 대신 도리 고아나가 이끄는 팀이 출전해 재대결은 성사되지 않는다. 세계여자선수권에서 한국이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은 6위. 김영미는 “이번 주까지는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하겠다”고 다짐했다.

인터뷰 = 조성진 기자(체육부) 박천학 차장(전국부)

의성·대구 = kobbla·threemen@munhwa.com


 
기사입력: 2018/03/02 [13:34]  최종편집: ⓒ yesla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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